[중앙일보 김방현.이수기] 충남 연기군에 사는 김모(68)씨는 1월 행정도시 토지 보상금 50억원 중 10억원으로 서울 강남구 대치동 30평대 아파트를 구입했다. 이 아파트 값은 현재 14억원대로 뛰었다. 김씨는 또 자신이 직접 살 요량으로 대전 지역에 20억원짜리 상가 건물을 매입했다. 이 건물도 연초보다 1억~2억원 정도 올랐다.
충남 연기.공주에 조성 중인 행정도시(2205만 평)의 수용 부지에 대한 보상을 시작한 지 1년. 1일 현재 토지 보상금 3조1167억원 가운데 2조7008억원이 풀려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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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경 투자', 농지 재투자=6월에 토지 보상금 49억원을 받은 성모(58)씨는 서울 송파구 문정동의 점포 4개가 딸린 연건평 380평짜리 점포용 주택을 30억원에 샀다. 성씨는 "안정된 고정 수익을 얻기 위해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했다"고 말했다. 요즘 성씨는 보증금을 빼고도 1800만원의 월세를 챙기고 있다.
하모(44.대전시 중구)씨는 10월 초 서울 서초동 S아파트 29평형을 전세를 끼고 6억8000만원에 샀다. 하씨는 "보상금을 어떻게 굴릴까 고민하던 중 서울 강남권 아파트를 사는 게 투자 수익이 좋을 것 같아 구입했다"며 "두 달 새 호가가 1억원 올랐다"고 말했다. 연기군 L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보상비를 받아 인근 땅을 사는 사람이 대부분이나 요즘 들어 서울이나 수도권 아파트를 사려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76억원의 보상금을 받은 윤모(55.연기군 금남면)씨는 충북 보은, 충남 논산에 농경지 3만여 평을 장만했다. 윤씨는 "평생 농사를 지으며 살고 싶어 보상금 대부분을 땅 사는 데 썼다"고 말했다. 올해 초 20억원을 받은 장기면 제천리 황모씨도 부여군 규암면에 땅 2만 평을 샀다. 구입 당시 평당 2만원이던 땅 값은 5만5000원으로 두 배 이상 뛰었다.
경주 이씨 국당공파 문중은 연기군 남면 고정리 임야 5만여 평에 대한 보상금으로 36억원을 받아 행정도시 주변 지역에서 대체 선산을 구하거나 2009년 조성 예정인 행정도시 내 장사(葬事)시설에 입주하는 방안을 놓고 고심 중이다.
◆ 고급 차 구입 크게 늘어=1일 낮 연기군 금남면 D아파트 주차장. 900여 가구가 사는 아파트 단지 주차장에 있는 차량 150여 대 가운데 10여 대는 에쿠스.체어맨.그랜저TG 등 고급 차다. 벤츠.폴크스바겐 등 수입차도 눈에 띈다. 연기군 금남면 봉기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던 정모(38)씨는 보상금 30억여원을 받자 1억여원짜리 BMW 승용차를 샀다. 기아자동차 조치원영업소 김혜영씨는 "보상금이 풀리기 전에는 행정도시 예정지에서 고급 차가 연간 10여 대 팔렸다"며 "그러나 토지 보상이 시작된 뒤 배기량 3000㏄ 이상의 차량이 200여 대 정도 팔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갑자기 돈이 풀리면서 '가족 해체' 현상도 빚어지고 있다. 올해 초 5억여원을 받은 김모(52.장기면)씨는 술과 도박으로 보상금의 절반 이상을 탕진했다. 이를 비관한 부인(47)은 지난달 극약을 마시고 목숨을 끊었다. 경찰에 따르면 행정도시 보상금이 풀린 뒤 돈 분배를 둘러싼 갈등으로 목숨을 끊은 주민이 10여 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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