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되풀이된다(History repeats itself).’ 2003년 중국이 우리나라의 제1대 수출대상국이 되었을 때의 일이다. 각 언론이 사상 처음이라면서 헤드라인으로 뽑았다. 하지만 당시 필자는 100여년 만에 처음이라는 생각이어서 ‘사상(史上)’이라는 단어를 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일본의 경제적 영향력이 커지기 시작한 1900년대 초반까지 우리나라의 제1대 무역대상국은 중국이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2000년 이상 중국과의 무역이 대부분이었다가 1900년대 들어 일본과 미국이 잠시 자리를 대신한 셈이다.
토플러 박사는 ‘부의 미래’에서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제2의 물결에서 주도권을 빼앗긴 아시아가 정보혁명이라 불리는 제3의 물결에서 주도권을 다시 쥐게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 또한 반복되는 역사의 한 흐름이다. 마지막 제10부 ‘지각변동’에서 주도권을 쥘 나라로 중국을 가장 먼저 꼽았고 일본과 한국, 유럽, 미국이 그 뒤를 이었다. 아시아를 3개국이나 포함시킨 가운데 특히 “중국은 세계 무대 위로 솟아올랐을 뿐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일부분이 되었다”고 말했다.
부가 이처럼 수백 년 만에 다시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는 격변기에 한국은 과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이는 곧 최근 저성장 기미를 보이고 있는 우리 경제가 다시 한 번 도약하는 길과 그를 통해 떠오르는 아시아의 중심축은 아니더라도 적어도 변방으로 밀리지 않는 길을 모색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 크게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하나는 우리나라 산업의 구조 및 내수, 수출 같은 거시적 포트폴리오와 우리나라를 대표할 산업이나 상품을 어떻게 꾸려갈 것인가 하는 미시적 포트폴리오에 관한 선택과 집중의 문제이다. 다른 하나는 중국에 대한 우리 경제의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위기 가능성에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토플러는 중국이 제2의 물결과 제3의 물결이 혼재하는 과정에서 수억 명에 달하는 가난한 농민과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노동자가 들고 일어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부패한 중국 정부가 현명한 전략만 가지고는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토플러의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산업구조는 1960년 농ㆍ임ㆍ어업 36.8%, 제조업 13.8%, 서비스업 43.2%였던 것이 2005년에는 농ㆍ임ㆍ어업 3.3%, 제조업 28.4%, 서비스업 56.3%로 큰 변화를 보였다. 특기할 것은 제조업의 비중이 1988년 30.8%로 최고조에 달한 이후 최근에도 26~28%대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제조업 비중의 추세만 본다면 우리나라의 산업구조는 미국보다 일본 또는 독일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은 제조업 비중이 1960~70년대 20%대에서 2005년에는 12%로 빠르게 축소됐다. 반면 일본의 제조업 비중은 1990년대 24%대에서 2005년 21.0%를, 독일의 제조업 비중은 1991년 30.6%에서 2005년 25.8%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서비스업 비중은 2005년 56.3%에 불과해 미국(78.7%), 일본(72.0%), 독일(69.3%)에 비해 크게 낮은 편이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대외의존도(수출입액/명목GDP)는 2005년 현재 69.3%로 70%에 육박하고 있다. 대만(110.0%)에 비해서는 낮지만 중국(63.8%)이나 독일(62.8%)보다는 약간 높고, 미국(21.1%)과 일본(24.3%)·영국(38.9%) 등에 비해서는 크게 높은 상황이다.
결국 우리나라 산업의 구조는 제조업과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수출의 대부분이 제조업, 그 중에서도 반도체·승용차·철강·휴대폰·선박과 같은 일부 품목(2005년 전체 수출의 40.7%)에 집중돼 있다는 취약점을 가지고 있다. 물론 이들 5대 수출품목 정도면 어느 한 품목이 부진해지더라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그렇더라도 5대 품목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점을 간과할 수는 없다. 또 정보통신(IT)산업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웃돌고 있다는 점은 세계 IT산업의 동향에 따라 우리 경제가 송두리째 휘둘릴 수 있다는 해석도 가능한 부분이다. 아울러 휴대폰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하면 대다수 품목이 한국을 대표하는 고급 브랜드라고 하기는 어렵고, 반도체와 철강·선박의 경우 최종 소비제품이 아니라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토플러가 지적한 것처럼 우리나라의 지나치게 높은 대외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전략적 접근과 중장기적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 잘 나가고 있는 전통 제조업의 경쟁력과 장점을 유지하는 동시에 첨단기술산업에 집중력을 기울여야 한다. 아울러 성장성과 생산성이 떨어지는 서비스업을 획기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과감한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다양한 제도적 지원과 규제 완화가 선행돼야 한다. 뿐만 아니라 한·미 FTA, 자유무역특구 등에서 실질적인 진전이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
토플러는 특히 서비스업이 뒤질 경우 결국 제조업의 발목을 잡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비스업의 비중을 높이는 것은 대외의존도를 낮춰 중국이나 북한으로부터 야기될 위기에도 대비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릴 수 있다. 아울러 미국과 중국으로 치우치고 있는 해외직접투자는 유럽과 베트남·인도·캄보디아 등으로도 눈을 돌려야 한다. 수출의 품목 및 지역 다변화뿐 아니라 투자 역시 업종 및 지역 다변화를 해놓아야 위기 발생 시 손실을 가능한 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국내적으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토플러는 “미래의 혁명적인 부는 ‘시간·공간·지식’이 구성하는 ‘심층기반(deep fundamentals)’에 달려 있다”면서 “이들 3대 요소가 적절한 조화를 이루지 못할 경우 지속적인 성장이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심지어 일본과 같은 장기침체에 빠져들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에 대해서는 “기술 변화에 비해 사회 및 제도 변화가 뒤지면서 발목을 잡고 있다”면서 “창의적인 인재를 길러내 사회와 제도를 바꾸는 데 주력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교육시스템 개혁이 절실하다”고 충고했다. 한국에서 기술 변화를 일궈냈던 인재들이 이제는 사회와 제도를 바꾸는 창의적 인재로 탈바꿈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몇 년 전 필자는 토플러 박사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다시 한 번 도약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대답은 ‘유연성(flexibility)과 개방성(openness)’이었다. 유연성과 개방성으로 무장한, 그래서 열린 마음을 가진 창의적 인재들이 요소요소에서 사회와 제도를 개혁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는 뜻이었다.
최근 들어 우리 경제의 미래에 대해 비관적 전망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반면 토플러는 역동적인 한국의 미래에 대해 매우 낙관적이다. 한국의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면서도 그것은 한국이 앞장설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한다. ‘기러기 가족’을 감수하면서도 자식의 교육을 위하는 한국의 미래는 당연히 밝다는 것이다.
토플러가 ‘부의 미래’ 에필로그에서 인용한 미국의 34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비관론자는 어떤 전투에서도 승리하지 못했다”는 말이 가장 잘 적용될 나라가 한국이 아닐까. 되풀이되는 경제전쟁에서 이기는 길은 철저한 분석과 그에 따른 노력과 낙관적 사고가 더해질 때이다.
토플러 박사는 ‘부의 미래’에서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제2의 물결에서 주도권을 빼앗긴 아시아가 정보혁명이라 불리는 제3의 물결에서 주도권을 다시 쥐게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 또한 반복되는 역사의 한 흐름이다. 마지막 제10부 ‘지각변동’에서 주도권을 쥘 나라로 중국을 가장 먼저 꼽았고 일본과 한국, 유럽, 미국이 그 뒤를 이었다. 아시아를 3개국이나 포함시킨 가운데 특히 “중국은 세계 무대 위로 솟아올랐을 뿐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일부분이 되었다”고 말했다.
부가 이처럼 수백 년 만에 다시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는 격변기에 한국은 과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이는 곧 최근 저성장 기미를 보이고 있는 우리 경제가 다시 한 번 도약하는 길과 그를 통해 떠오르는 아시아의 중심축은 아니더라도 적어도 변방으로 밀리지 않는 길을 모색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 크게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하나는 우리나라 산업의 구조 및 내수, 수출 같은 거시적 포트폴리오와 우리나라를 대표할 산업이나 상품을 어떻게 꾸려갈 것인가 하는 미시적 포트폴리오에 관한 선택과 집중의 문제이다. 다른 하나는 중국에 대한 우리 경제의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위기 가능성에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토플러는 중국이 제2의 물결과 제3의 물결이 혼재하는 과정에서 수억 명에 달하는 가난한 농민과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노동자가 들고 일어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부패한 중국 정부가 현명한 전략만 가지고는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토플러의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산업구조는 1960년 농ㆍ임ㆍ어업 36.8%, 제조업 13.8%, 서비스업 43.2%였던 것이 2005년에는 농ㆍ임ㆍ어업 3.3%, 제조업 28.4%, 서비스업 56.3%로 큰 변화를 보였다. 특기할 것은 제조업의 비중이 1988년 30.8%로 최고조에 달한 이후 최근에도 26~28%대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제조업 비중의 추세만 본다면 우리나라의 산업구조는 미국보다 일본 또는 독일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은 제조업 비중이 1960~70년대 20%대에서 2005년에는 12%로 빠르게 축소됐다. 반면 일본의 제조업 비중은 1990년대 24%대에서 2005년 21.0%를, 독일의 제조업 비중은 1991년 30.6%에서 2005년 25.8%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서비스업 비중은 2005년 56.3%에 불과해 미국(78.7%), 일본(72.0%), 독일(69.3%)에 비해 크게 낮은 편이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대외의존도(수출입액/명목GDP)는 2005년 현재 69.3%로 70%에 육박하고 있다. 대만(110.0%)에 비해서는 낮지만 중국(63.8%)이나 독일(62.8%)보다는 약간 높고, 미국(21.1%)과 일본(24.3%)·영국(38.9%) 등에 비해서는 크게 높은 상황이다.
결국 우리나라 산업의 구조는 제조업과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수출의 대부분이 제조업, 그 중에서도 반도체·승용차·철강·휴대폰·선박과 같은 일부 품목(2005년 전체 수출의 40.7%)에 집중돼 있다는 취약점을 가지고 있다. 물론 이들 5대 수출품목 정도면 어느 한 품목이 부진해지더라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그렇더라도 5대 품목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점을 간과할 수는 없다. 또 정보통신(IT)산업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웃돌고 있다는 점은 세계 IT산업의 동향에 따라 우리 경제가 송두리째 휘둘릴 수 있다는 해석도 가능한 부분이다. 아울러 휴대폰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하면 대다수 품목이 한국을 대표하는 고급 브랜드라고 하기는 어렵고, 반도체와 철강·선박의 경우 최종 소비제품이 아니라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토플러가 지적한 것처럼 우리나라의 지나치게 높은 대외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전략적 접근과 중장기적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 잘 나가고 있는 전통 제조업의 경쟁력과 장점을 유지하는 동시에 첨단기술산업에 집중력을 기울여야 한다. 아울러 성장성과 생산성이 떨어지는 서비스업을 획기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과감한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다양한 제도적 지원과 규제 완화가 선행돼야 한다. 뿐만 아니라 한·미 FTA, 자유무역특구 등에서 실질적인 진전이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
토플러는 특히 서비스업이 뒤질 경우 결국 제조업의 발목을 잡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비스업의 비중을 높이는 것은 대외의존도를 낮춰 중국이나 북한으로부터 야기될 위기에도 대비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릴 수 있다. 아울러 미국과 중국으로 치우치고 있는 해외직접투자는 유럽과 베트남·인도·캄보디아 등으로도 눈을 돌려야 한다. 수출의 품목 및 지역 다변화뿐 아니라 투자 역시 업종 및 지역 다변화를 해놓아야 위기 발생 시 손실을 가능한 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국내적으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토플러는 “미래의 혁명적인 부는 ‘시간·공간·지식’이 구성하는 ‘심층기반(deep fundamentals)’에 달려 있다”면서 “이들 3대 요소가 적절한 조화를 이루지 못할 경우 지속적인 성장이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심지어 일본과 같은 장기침체에 빠져들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에 대해서는 “기술 변화에 비해 사회 및 제도 변화가 뒤지면서 발목을 잡고 있다”면서 “창의적인 인재를 길러내 사회와 제도를 바꾸는 데 주력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교육시스템 개혁이 절실하다”고 충고했다. 한국에서 기술 변화를 일궈냈던 인재들이 이제는 사회와 제도를 바꾸는 창의적 인재로 탈바꿈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몇 년 전 필자는 토플러 박사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다시 한 번 도약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대답은 ‘유연성(flexibility)과 개방성(openness)’이었다. 유연성과 개방성으로 무장한, 그래서 열린 마음을 가진 창의적 인재들이 요소요소에서 사회와 제도를 개혁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는 뜻이었다.
최근 들어 우리 경제의 미래에 대해 비관적 전망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반면 토플러는 역동적인 한국의 미래에 대해 매우 낙관적이다. 한국의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면서도 그것은 한국이 앞장설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한다. ‘기러기 가족’을 감수하면서도 자식의 교육을 위하는 한국의 미래는 당연히 밝다는 것이다.
토플러가 ‘부의 미래’ 에필로그에서 인용한 미국의 34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비관론자는 어떤 전투에서도 승리하지 못했다”는 말이 가장 잘 적용될 나라가 한국이 아닐까. 되풀이되는 경제전쟁에서 이기는 길은 철저한 분석과 그에 따른 노력과 낙관적 사고가 더해질 때이다.
'생활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투자원금 2배만들기 - 10년 후 5배가 될 "옛날 10원테크" (0) | 2007.01.12 |
---|---|
바꿔주슈 (0) | 2007.01.11 |
러시아를 사랑한 초코파이맨 (0) | 2007.01.04 |
외국에선 말도 안돼? 한국에선 기술로 돼! (0) | 2006.12.27 |
일본의 별미, 계곡에서 맛보는 물따라 흐르는 국수!! (0) | 2006.12.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