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얼굴마담 1층’ 업종 교체

주 5일 근무제가 주요 테마·근린상가의 ‘얼굴’격인 1층 점포 업종을 바꾸고 있다.

12일 상가업계 등에 따르면 그 동안 1층 점포의 대표 업종으로 자리매김해온 은행, 새마을금고 등 금융 점포가 최근 주 5일 근무제 확대 영향으로 ‘유치 기피 업종’으로 분류돼 1층에서 밀려나고 대신 연중무휴로 영업하는 편의점, 커피전문점, 프랜차이즈 등의 업종이 1층을 점령하고 있다.

금융기관 점포가 1층에서 밀려나는 것은 주 5일 근무제 확대로 주말에 점포가 문이 닫혀 있다보니 상가를 찾는 사람들에게 다른 점포들도 영업을 하지 않는다는 인식을 줘 위층 상가의 매출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임대업자 입장에서도 상권 위축에 따른 임대료 저하는 물론 빌딩 가치도 떨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목좋은 곳에 위치한 근린상가 임대업자는 금융점포를 유치하더라도 2층으로 올려 보내거나 1층을 고집하는 경우 아예 임대를 거부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이는 상가마다 금융점포를 유치하기 위해 공을 들이던 수년 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로 인해 금융점포는 1층에 무인 자동화코너만 남겨놓고 점차 2층으로 올라가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점포 입장에서도 2층으로 올라가면 임대료가 절반으로 뚝 떨어져 굳이 비싼 임대료를 내면서 1층에 있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 저녁에 일찍 문을 닫는 업종들도 1층에서 밀려나는 추세다. 부동산중개업소도 서울 강남 일부 지역에서 드물게나마 2층으로 올라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들 업소도 대개 오후 8시를 전후해 문을 닫아 임대업자들이 1층 입주를 꺼리고 있다. 중개업소 점포의 지하 또는 2층 입주 경향은 부동산시장 불황에 따른 수입 감소도 한 요인이다.

대신 편의점이나 커피전문점, 프랜차이즈 업종은 임대업자에게 1층 권장 업종으로 극진한 대접을 받고 있다. 이들 업종은 밤 늦게까지 영업을 하기 때문에 주변지역 손님을 끌어 모으는 효과가 있어 위층 상권까지 덕을 보게 하기 때문이다. 또 일반인들이 약속장소 등을 정할 때 그 지역 랜드마크 역할을 해 건물 가치도 올리는 역할을 한다. 더불어 주5 일제의 호황 업종이어서 임대료가 밀리는 경우가 없다는 것도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다.

유영상 상가114 소장은 “주말에 문을 닫는 업종이나 저녁에 일찍 장사를 마감하는 업종은 임대업자가 기피한다”며 “임대업자 입장에서도 이런 업종이 1층에 입주해 있으면 상가 전체가 피해를 본다고 생각해 애초에 계약을 받지 않거나 재계약을 거부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