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 보상금 사용처 증빙 필수

국세청, 보상금 받은 사람 일정기간 재산 변동상황 사후관리

서울에 거주하는 A씨(72세)는 최근 자신 명의의 지방 소재 토지가 공공 개발용 토지로 수용되면서 십 억원이 넘는(양도세 등을 제외하고도) 보상금을 받았다. 

평생 이 정도 수준의 거액을 만져본 적 없는 A씨는 이 돈을 어떻게 사용할지 고민이다. 사업체를 운영하는 사위의 사업자금을 융통해 달라는 딸의 은근한 요구(?)도 있고 얼마 전에 늦장가를 간 아들도 집 한 채를 사줬으면 하는 눈치다.

여러 가지 생각을 해봤지만 여태껏 돈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정을 못하고 은행에 넣어두고  이자를 불리고 있는 상황이다.

□ 거액 재산 처분…보상금 수급 고령자의 행동요령 =결론부터 이야기 하면 거액의 재산을 처분했거나 고액의 보상금 등을 받은 고령자라면 특히 돈의 사용처에 대한 증빙을 철저하게 남겨둬야 한다. 후환(국세청 조사)이 뒤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세청에서는 법률(과세자료의 제출 및 관리법)에 의해 다양한 과세자료를 수집해 전산입력, 개인별로 관리하고 있다. 이 중에는 고령자가 일정규모 이상의 재산을 처분했거나 재산이 수용돼 보상금을 받은 자료도 포함되어 있다.  

국세청은 재산을 처분하거나 수용에 따른 거액의 보상금을 받은 사람에 대해 일정기간 재산 변동상황을 사후관리하고 있다. 이때 배우자나 직계존비속 등 특수관계에 있는 사람의 재산 변동상황도 함께 관리한다.

사후관리 결과 특별한 이유 없이 재산이 줄 경우 돈의 사용처를 소명하라는 안내문을 보내거나, 보상금을 받고 난 후 배우자나 직계존비속 등이 재산을 취득한 사실이 확인되면 취득자금의 출처를 소명하라는 안내문을 보낸다.

안내문은 재산을 처분하거나 보상금을 받은 후 바로 나오는 것이 아니고 통상 2∼3년이 지난 후 보내기 때문에 이 기간 중에 돈을 사용했다면 어디에다 돈을 사용했는지 '용처'에 대한 증빙을 갖춰 놓아야 한다.

사용처 및 자녀의 재산 취득자금의 출처에 대한 소명이 명확히 하지 못하면 재산을 처분한 자가 재산을 취득한 자에게 증여한 것으로 판단해 증여세를 과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