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비 퍼스트 레이디들‘적과의 악수’…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의 부인 김윤옥(왼쪽)씨와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의 부인 민혜경씨가 17일 대전 무역전시관에서 열린 2007 한국 미용 페스티벌 개막식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
● 李후보 ‘정동영 때리기’
“鄭은 무능력·무책임·무반성의 ‘3無 후보’ 말꾼들 국정파탄 불러… 일꾼들로 교체를”
한나라당은 17일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를 끌어내리기 위한 본격적인 선전전에 착수했다.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후보는 이날 중앙선대위원장 회의에서 정 후보와 자신의 대결을 ‘말 잘하는 세력’ 대 ‘일 잘하는 세력’의 싸움으로 규정했다. ‘정 후보=말꾼, 이 후보는 일꾼’이라는 논리다.
정 후보가 ‘20% 대 80%’ 전략으로 마치 이 후보가 기득권 세력의 대변자인 양 비판하고 나선 것과 관련, 이 후보는 “요즘 한나라당이 20%를 위하고, 80%는 위하지 않는 것처럼 말하는데 그렇게 가르고, 분열시키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 후보는 “상대는 분열과 갈등을 계속해서 거기서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전략이지만, 우리는 진심으로 국민과 약자를 걱정하는 당의 면모를 보여야 한다”고도 했다. 한나라당은 “노무현 대통령의 ‘말’ 때문에 국민이 5년을 피곤하게 살았는데, 여권이 또다시 번지르르하게 말만 잘하는 대통령 후보를 냈다”며 정 후보와 노 대통령을 한 묶음으로 비판한다는 전략이다.
이 후보는 또 정 후보에 대해 “뭐라고 하든 다 노무현 정권의 아류(亞流)라고 생각한다”며 “그런 점에서 (정 후보와 이 후보의 대결은) 정권을 연장하느냐, 정권을 교체하느냐 하는 양대 세력의 싸움”이라고 규정했다. ‘정 후보=노무현 정권 연장을 노리는 황태자’라는 논리다.
박형준 대변인은 이와 관련, “정 후보는 무능한 노 정권의 황태자였고 국정실패 세력의 후계자, 참여정부 실정의 계승자일 수밖에 없다”며 “지우려 해도 그 흔적은 지워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박 대변인은 “양극화는 노 정권 아래서 가장 심화됐으나 정 후보는 노 정권이 왜 실패했는지, 최소한의 성찰도 보여 주지 못했다”며 “무능력과 무책임 무반성의 ‘3무(無) 후보’”라고 비판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정 후보는 쓰면 뱉고 달면 삼키는 식의 기회주의적 처신을 했다”고 공격했다. 또 “노 대통령을 격렬하게 비난하고 열린우리당을 탈당했고, 경선과정에서 청와대와 친노(親盧)세력이 자신을 죽이려 한다는 음모론을 제기했던 정 후보가 노 대통령에게 지난날의 ‘배신’을 공개사과하고 도와달라고 추파를 던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심재철 원내수석부대표는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정동영 후보는 현 정부의 장관을 지낸 국정파탄의 주역인데도 신당을 만들고 당선되니까 노무현 정부는 실패하지 않았다고 아첨하고 있다”고 했다.
● 鄭후보 ‘이명박 때리기’
“李는 피도 눈물도 없는 시장 만능주의자 개성공단은 청계천과 비교 못할 큰 업적 ”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鄭東泳) 대통령후보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실패한 CEO(최고경영자)’로 규정하면서, 이 후보의 경제관은 “피도 눈물도 없는 시장 만능주의, 약육강식의 정글 자본주의”라고 공격하고 있다.
15일 후보 수락 연설에서부터 17일 개성공단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한나라당식 정글 자본주의는 2대8의 사회를 만들 뿐”이라고 했다. “20%만 잘 살고 80%는 버려지는 2대8 사회가 이명박식 경제의 요체”라는 얘기다.
정 후보는 또 대북 정책에서도 이명박 후보를 ‘낡은 냉전적 사고에 빠진 인물’로 몰아세우고 있다. 그는 이날 개성을 방문한 자리에서 “한나라당의 대북 정책은 낡았고, 남북 평화협정 시대에 대한 준비도 안 돼 있다”고 했다. 그는 “이명박 후보는 남북정상 간 합의를 ‘선언적 합의’로 격하했고, 차기 정부의 이행 여부도 답변이 곤란하다고 했다”며 “남북문제에 대한 이 후보의 철학적 빈곤을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한나라당과 이 후보는 작년 북한 핵실험 때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폐쇄를 주장했다가 최근에는 핵 불능화가 되면 1인당 소득 3000달러 만들어준다고 태도를 바꿨다. 이는 기회주의적 행태”라고 비난했다. 반면 자신은 통일부 장관으로 재직하면서 개성공단을 완공시킨 ‘실적 있는 후보’이고, 이는 이명박 후보의 청계천과 비교할 수 없는 민족의 운명을 담은 업적이라는 얘기도 곁들이고 있다.
정 후보는 평화와 경제를 주제로 이명박 후보에게 ‘밤샘 TV 토론’을 제안해 놓고 있다. 그는 이날도 “이 후보에게 수차례 TV토론을 제안했지만 일언반구도 없다”고 했다.
한편 이날 정 후보의 개성 방문에, 북측은 주동찬 중앙특구개발지도 총국장(남북경제협력추진위 북측대표)을 북측 출입사무소(CIQ)까지 보내 영접했다. 북측의 사진기자 2명도 따라붙었다. 또 7월부터 막아오던 개성 시내 진입을 정 후보 일행에게만 특별히 허용했다.
정 후보를 수행한 박영선 의원은 주 총국장에게 “우리가 ‘개성 동영’이란 구호로 덕 좀 봤다”고 말을 건넸고, 주 대표는 “나도 ‘동영 공단’이란 말을 들었다. 정동영 선생이 개성 공업지구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을 잘 안다. 북쪽에서도 정 선생 소문이 많이 났다”고 했다. 이에 정 후보는 “개성에서도 표를 찍어주면 내가 (대통령이) 될 텐데…”라고 했고, 주 총국장은 “지금도 잘나가시던데요, 뭘”이라고 답했다. 정 후보는 이날 개성공단 내 한 속옷공장을 찾아 직접 재봉틀질을 하기도 했다.
국감, 문 열자 ‘대선 싸움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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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운하 실효성 등 공방
국회 건설교통위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 청문회장이 돼버렸다. 대통합민주신당 의원들은 상임위원 12명 전원의 이름으로 ‘경부운하는 국가파산, 식수재앙, 국민고통 사업이다’라는 정책자료집을 내놓았다. 127쪽 분량의 이 자료집은 운하 공약을 “최소 31조원, 최대 53조원이 드는 혈세낭비”라며 “운하를 도깨비방망이처럼 과대포장해 부동산 투기광풍만 조장한다”고 비판했다.
국감이 시작되자 신당 홍재형 의원은 이용섭 건교부 장관에게 “배 12척이 오가는 사업에 수십조를 투자하는 건 낙제 공약 아니냐”고 묻기도 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국가기관도 아닌 한 정당의 후보 공약이 무슨 국감 대상이냐”고 맞섰다. 이재창 의원은 “특정후보 비판으로 국감을 정치화시키는 건 옳지 않다”고 했고, 박승환 의원은 “물동량을 의도적으로 축소하는 등 왜곡했다”고 했다. 김재경 의원은 미국 위스콘신대 박재광 교수를 참고인으로 불러 “미국에선 운하가 관광효과도 크고 상수원 문제도 정수처리로 해결한다”는 긍정적 답변을 끌어냈다. 이에 대통합민주신당도 운하 반대론자를 출석시켜 문제점을 부각시켰다.
정무위 김영주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대운하 건설시, 한강다리 23개 중 교각 간 거리가 짧은 반포대교 등 12개는 재설치해야 한다”며 “6조원 가까운 돈이 든다”고 말했다.
◆주가조작 의혹 제기
국회 법사위에서는 한나라당 박세환 의원이 신당 정동영 후보의 주가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정 후보가 2001년 처남 민모씨를 통해 코스닥 기업의 주가조작에 관여해 거액을 챙긴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별도 기자회견에서 당시 판결문도 공개했는데, “민씨 명의 계좌가 이용됐는데도 검찰이 민씨를 사법처리하지 않았다”고 축소의혹도 제기했다.
정 후보 측 김현미 의원은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며 “정 후보 처남 부부는 의사로 평범한 투자자였을 뿐”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각종 비리의혹이 있는 이 후보와 이 후보 처남인 김재정씨를 증인으로 채택하면, 우리는 정 후보 처남을 증인으로 넣고, 정 후보도 증인으로 나설 용의가 있다”고 했다.
◆곳곳에서 증인채택 공방
국회 정무위는 이명박 후보의 BBK 의혹과 관련해 신당 측이 지난 11일 증인채택을 강행처리했던 후유증으로 국정감사 자체가 무산됐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위원장석을 점거한 채 박병석 위원장의 사퇴와 사과를 요구했고, 신당 의원들은 “이 후보 검증을 막기 위해 한나라당이 국감을 방해하고 있다”고 맞섰다. 이 과정에서 양측은 몸싸움까지 벌이기도 했다.
행정자치위에서는 신당 최규식 의원이 상암DMC 부지 특혜의혹과 관련, 이 후보를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은 “이 전 시장 전에 결정해 집행한 것을 왜 재탕, 삼탕하느냐”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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