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호주·뉴질랜드·자메이카·바베이도스·바하마·그레나다·파푸아뉴기니·솔로몬 군도·투발루·세인트루시아·세인트빈센트앤드그레나딘·안티과앤드바부다·벨리제·세인트키츠앤드네비스가 그를 군주로 모시고 있다.
이들 16개국의 ‘백성’은 1억2800만 명에 이른다. 모두 영국의 해외 영토였다가 독립한 나라들이다. 독립을 얻은 뒤에도 영국 왕을 계속 군주로 모시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영연방 왕국(Commonwealth Realms)’으로 불린다.
캐나다·호주·뉴질랜드를 빼면 나머지는 작은 나라들이고, 섬나라가 대부분이다. 영연방(Commonwealth of Nations)과는 약간 다른 개념이다. 여왕은 이들 나라에 머물지 않는 대신, 대리자인 총독(Governor-General)을 파견한다. 물론 실권 없는 명예직이다.
하지만 급료와 대우는 상당하다고 한다. 여왕은 어느 한 나라에 치우침 없이 군주 역할을 하도록 되어 있다. 관심을 균등하게 가지라는 것이다. 하지만 거주지가 영국인데 그럴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53개국 모인 영연방 수장까지 겸해
여왕은 영연방의 수장이기도 하다. 영연방은 영연방 왕국 이외에, 독립한 뒤 군주가 없는 공화국이 되거나 말레이시아·통가·스와질랜드 등 다른 왕실이 들어선 37개 나라를 더한 53개국이 이룬 국제기구다. 피지의 대추장직도 보유하고 있다.
여왕은 과거 영국에 노르망디 왕가를 이룬 노르망디 공작의 작위도 이어받고 있다. 형식적인 작위지만 왕실과 귀족 사회에선 역사성과 상징성이 대단하다. 영국군 최고사령관이기도 하다. 실질적인 권한은 없지만 형식적으로는 이렇게 높은 사람도 없을 것이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즉위 25주년이나 50주년 또는 생일은 영국은 물론 영연방 왕국, 나아가 영연방에서 가장 큰 행사다. 아무리 군림만 하고 통치는 하지 않지만 그래도 군주 또는 영연방의 수장이지 않은가.
엄청난 즉위 25주년과 50주년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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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6년 4월 21일에 태어났으니 나이가 만으로 82세다. 1952년 2월 아버지 조지 6세가 세상을 떠난 즉시 왕위에 올랐다. 대관식은 53년 6월 2일 이뤄졌다.
만 26세가 되기 전에 여왕이 된 것이다. 영국에선 즉위 25주년은 실버 주빌리(Silver Jubilee), 50주년을 골든 주빌리(Golden Jubilee)라고 부른다. 결혼 25주년과 50주년을 뜻하는 은혼식, 금혼식과 같은 용어다.
여왕은 지난해 영국 군주로는 처음으로 결혼 60주년을 기념하는 다이아몬드혼식을 맞았다. 런던 지하철 노선 중에는 주빌리 라인이라는 것이 있다. 1977년에 개통된 이 노선은 원래 플리트 라인으로 명명할 예정이었으나, 여왕 즉위 25주년인 해에 개통됐다는 이유로 이름을 그렇게 고쳤다.
런던 시내 중심지를 지나는 주빌리 워크웨이란 산책로는 즉위 25주년에 만들고 50주년에 대대적으로 수리했다. 군주가 즉위해 50년은 고사하고 25년간 왕위를 유지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조선의 왕들을 살펴보니 82세까지 살며 51년 7개월 동안 왕위에 있던 영조가 유일하게 골든 주빌리를 누렸다.
40년 이상 왕위를 지킨 왕이 성종·숙종 정도다. 참고로 조선 왕조 국왕의 평균 재위기간은 19년 2개월이었다. 평균수명은 44세다. 엘리자베스 2세는 장수 학자들의 연구대상이다. 만으로 82세는 영국 역대 군주 가운데 최장수 기록이다.
이전까지는 81년 7개월 29일을 살고 1901년 1월 22일 세상을 떠난 빅토리아 여왕이 이 기록의 보유자였다. 엘리자베스 2세는 이미 지난해 12월에 고조모인 빅토리아의 기록을 깨뜨렸다. 영국에서 가장 오래 산 군주에 자신의 이름을 올려놓은 것이다.
게다가 지금도 정정하다. 그래서 영국에서 엘리자베스 2세는 ‘건강한 노인’의 상징으로 통한다. 그는 왕위에 오르기 전인 1947년, 21세의 나이로 당시 해군 장교였던 필립 공과 결혼했다. 군주 재임 기간으로 따지면 엘리자베스 2세는 빅토리아 여왕(64년), 조지 3세(59년), 헨리 3세(56년)에 이어 네 번째로 길다.
2015년 9월 9일까지 재위에 있을 경우 영국 1000년 역사에 가장 오랫동안 군주 자리에 앉은 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엘리자베스 2세의 어머니인 엘리자베스 모후(queen mother)는 1900년에 태어나 2002년에 102세로 세상을 떠났다.
반면 부친인 조지 6세는 51세의 아까운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사람의 목숨이란 알 수 없는 것이지만, 모후의 경우로 추측하건대 엘리자베스 2세가 90세가 되는 2015년까지 살아남고 재위도 유지해 최장 재임 국왕의 기록을 세우는 것도 그리 어려워 보이지는 않는다.
그렇게 될 경우 1948년생인 찰스 왕세자는 70을 눈앞에 둔 나이까지 왕세자에 머무르는 희대의 기록을 세우게 된다. 현재 왕위에 앉아있는 군주 가운데 가장 오랫동안 통치하고 있는 인물은 태국의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이다.
푸미폰 국왕은 재작년 즉위 60주년을, 지난해 80회 생일을 각각 맞았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재위 기간은 푸미폰 국왕 바로 다음이다. 여왕은 10세 때 부친 조지 6세가 즉위하면서 차기 왕위 계승자로 결정됐고 부왕이 세상을 떠난 직후 26세의 나이에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에서 즉위했다.
팔순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전히 정정하다. 매년 450건에 이르는 공식 행사에 참석한다. 통상 1주일에 나흘은 집무실인 런던 시내 버킹엄 궁에서 보내고, 나머지 사흘은 자택인 런던 교외 윈저성에서 지낸다(이 두 궁전은 여왕이 머물지 않는 날에는 일반에 지극히 사적인 공간을 제외한 대부분의 구역을 공개한다).
스코틀랜드의 가족 별장 발모랄 성 등으로 가서 전원생활을 즐기는 것을 좋아한다.
엘리자베스 2세가 보유한 재산은? |
공식 재산만 6억5000만 달러 엘리자베스 2세가 보유한 재산은 얼마나 될까. 전 세계 군주들의 재산 순위를 다룬 포브스 9월 1일자에 따르면 여왕의 재산은 6억5000만 달러에 이른다. 재산의 대부분은 부동산과 미술품, 보석이다. |
‘화수분’처럼 솟아나는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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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과 수입은 얼마나 되고, 왕실 유지에 어느 정도의 돈을 쓰는지를 다뤘다. 3월로 회기가 끝나는 2006/2007 회계연도에 여왕은 자신과 남편 필립 공의 활동비로 영국 정부로부터 2600만 달러(약 260억원)를 받았다.
국가 소유지만 여왕이 살고 있는 버킹엄 궁을 비롯한 왕궁의 유지비용과 왕실 구성원들의 대외관계, 여행경비 명목으로 4200만 달러를 받았다. 정부가 아닌 다른 기관으로부터도 여러 가지 명목으로 800만 달러를 받았다. 여왕과 왕실이 국민의 세금에서 받는 돈은 여기까지다.
하지만, 정부가 주는 돈 말고도 지대 수입이 상당하다. 여왕과 왕실은 영국 최대의 지주이기 때문이다. 지대를 받는다는 말이다. 군림하되 통치하지는 않는 입헌군주제 하의 군주지만, 소유 재산은 봉건제 이후 고스란히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왕실은 랭커스터와 콘월에 있는 영지에서 상당한 수입을 올린다. 여왕이 수입을 가져가는 랭커스터 영지에서는 매년 2800만 달러 정도의 지대가 나온다. 찰스 왕세자가 맡고 있는 콘월 영지에서는 연간 4500만 달러의 수입이 나온다.
여기에 세계 최고 수준의 투자은행들이 몰려있는 영국인 만큼 왕실 재산의 투자 수익도 상당할 것으로 짐작된다. 여왕의 투자 정보는 비밀에 부쳐져 있다. 이런 돈에 비하면 박물관 입장료 등에서 나오는 수입은 그야말로 관리비 정도에 불과할 것이라는 평가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국민의 압력에 굴복해 1993년 왕실의 면세 특권을 스스로 포기했다. 1992년 윈저성 화재에 따른 천문학적 보수비를 정부에서 지급하는 문제와 관련해 영국 사회에서 논란이 일자 여왕이 면세 특권을 포기한 것이다.
여왕의 라이프 스타일 |
말타기·피크닉·해외 여행이 3대 즐거움 여왕의 낙은 크게 세 가지로 알려졌다. 말타기와 피크닉, 그리고 해외 여행이다. 과거 왕실전용 요트인 브리티아니호를 타고 요트 여행도 즐겼다. 40여 년 동안 ‘바다의 궁전’으로 불렸던 배로 1997년 홍콩을 중국에 돌려주는 행사를 마치고 영국 총통과 찰스 왕세자 등을 태우고 떠났던 바로 그 요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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