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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진 불씨 살릴 수 있을까”…마지막 기로 선 용산국제업무지구

여행가/허기성 2013. 8. 24. 14:32

9월 5일. 이날은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이 마침표를 찍는 날이다. 사업 청산에 들어간 코레일은 이날 땅값으로 받은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과 자산담보부증권(ABS) 원금 1조197억원을 갚아야 한다.

이 돈을 내면 용산 국제업무지구 부지의 절반 이상 소유권이 코레일로 넘어가 민간 사업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는 시행사 자격을 잃게 된다. 이 경우 사업은 말 그대로 종료된다.

코레일은 지난 3월 드림허브가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진 뒤 순차적으로 땅값을 갚으면서 토지 소유권을 돌려받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3분 2 이상 토지 소유권이 드림허브 측에 있어 사업이 끝난 것은 아니다.

물론 9월 5일 코레일이 1조197억원을 갚으면 상황은 종료된다. 그러나 문제는 단군 이래 최대 개발 사업으로 불리는 이 사업의 청산에 대한 논란이 여전하다는 것. 무엇보다 통합 개발 대상지인 용산 서부이촌동 주민들의 피해가 만만치 않다.


사업 재개 마지막 기로에

코레일 등 이 사업에 투자한 30개 출자사의 출혈도 크다. 당장 출자금 1조원이 허공에 날아간다. 코레일과 29개 민간 출자사들이 사업 추진을 위한 자본금으로 낸 돈이다. 코레일은 2500억원, 롯데관광개발은 1510억원 등 30개 출자사가 200억~2500억원씩을 투자했다.

이 돈은 그동안 토지대금 대출이자 등으로 쓰여 한 푼도 남아 있지 않다. 소송 결과에 따라 손실액이 커질 수도 있다. 이대로 사업이 종료될 경우 부동산 시장에도 악영향이 우려된다. 이 때문에 민간 출자사들은 사업 재개를 희망하고 있다.

사업을 단순히 재개하자는 게 아니다. 한 민간 출자사 관계자는 “정창영 전 코레일 사장이 용산 사업 자체를 부정적인 면으로만 보고 사업 청산을 결정했기 때문에 좀 더 객관적으로 재검토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코레일 내부에서도 일고 있다. 사업을 이대로 종료할 경우 코레일 입장에서도 얻는 것 보다 잃는 게 더 많기 때문이다. 이 사업에 사업비를 댈 신규 투자자와도 접촉 중이다.

용산 국제업무지구개발 사업은 사업이 본격화한 2007년 이후 올 3월까지 사업비 마련에 애를 먹으면서 사업자간 이견이 커지기 시작했다. 신규 투자자가 나타나 사업비를 댄다면 사업을 정상 궤도에 올려 놓을 수 있다는 게 시행사 측의 설명이다.

코레일 사장 선임 빨라야 9월 말

그러나 문제가 있다.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드림허브와 코레일 측은 늦어도 이달 초 새 사장이 와 이 사업을 객관적으로 재검토하길 기대했다. 그러나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최근 코레일 사장 공모 과정에서 국토교통부의 외압 논란이 불거지자 재공모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코레일의 새 사장은 빨라도 9월 말이나 선임될 전망이다. 지난 6월 중순 정창영 전 사장이 사퇴를 한 뒤 코레일의 CEO 자리는 3개월 이상 공석으로 남게 된 것이다. 그러나 9월 5일이면 이 사업은 종료된다.

시행사 측은 코레일 새 사장이 취임하면 투자 의향을 밝힌 국내·외 투자자를 제시하는 등으로 사업을 재검토해 달라고 요청할 계획이었으나 새 사장 선임이 늦어지면서 무산될 공산이 커진 것이다.

하지만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9월 5일 코레일이 토지대금을 반환하더라도 신탁한 토지 소유권을 그대로 드림허브 측에 두면 된다. 소유권 명의 변경 일정을 사업 재검토가 끝날 때까지 잠시 유보하면 되는 것이다.

한 민간 출자사 관계자는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은 서부이촌동 주민 등이 함께하는 공영개발”이라며 “사업이 종료되면 서부이촌동 주민에게 피해가 갈 수 밖에 없으므로 객관적 입장에서 사업을 재검토 할 시간 마련 등 대책 강구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