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기관차’ 코레일]
태백선이 지나는 강원도의 한 기차역은 2010년 한 해 철도 운송수입이 1400만 원에 그쳤다. 반면에 같은 해 이 역에서 일하는 직원들에게 지급된 인건비는 11억3900만 원으로 역 수입의 81.3배였다. 하루 평균 15명만 승하차하는 한가한 역이지만 당시에 역장 1명, 부역장 3명, 역무원 13명 등 총 17명이 근무했다.
2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처럼 ‘배’(수입)보다 ‘배꼽’(인건비)이 큰 역이 전국 곳곳에 적지 않다. 주로 영동선이나 충북선, 태백선 등이 지나가는 산간지역에 있는 역들이다. 국가 기간 교통망이라는 철도의 특성을 고려할 때 이용자가 적은 역들도 유지할 필요가 있지만 경제적 효율성은 크게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여행 잡지 등에 소개돼 유명한 역 중에도 비효율적인 곳이 적지 않았다. 경북선 예천역은 2010년 수입이 1억7400만 원이었지만 인건비는 4억200만 원이 나갔다. 태백선 영월역도 4억6200만 원 수입에 11억3900만 원이 인건비로 지출됐다.
이용자가 적고, 수입이 인건비에 못 미쳐도 한 개 역에 역장과 부역장 2∼5명이 근무하는 것은 일정 근무연한이 지나면 자동 승진을 보장해주고, 본인이 원하지 않는 곳으로 전근을 보내지 못하는 코레일의 내부 규정 때문이다. 민간 기업이라면 전체 인력상황을 감안해 인사를 냈겠지만 강성 노조가 버티는 코레일에서는 인사권 행사에 적지 않은 제약이 따른다.
지역 주민과 고객들의 편의를 위해 적자 폭이 큰 역을 유지하려면 다른 부문의 흑자 폭을 늘려 벌충해야 하지만 이 또한 쉽지 않다.
지난해 코레일은 전체 매출의 46.3%를 인건비로 썼다. 외국 철도에 비해 대단히 높은 편이다. 스웨덴 철도공사(SJ)는 2008년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이 27.5%, 독일의 독일철도주식회사(DB)는 27.6%이다. 인건비 총액도 계속 증가하고 있어 2005년 1조5805억 원이었던 전체 인건비가 올해 2조 원을 넘길 가능성이 있다. 이처럼 인건비같이 반드시 지출해야 하는 경직성 비용의 비중이 높으면 원가 절감을 통한 경영 합리화를 이루기가 쉽지 않다.
국토부도 철도에 경쟁 체제를 도입한다고 해서 승객이 적은 산간지역 노선을 줄이겠다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국토부 당국자는 “산간지역 노선을 없애는 것은 아니고 수요가 적은 역의 인원을 인원이 부족한 다른 지역으로 재배치하면 철도 부문의 전반적인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앞으로 이런 방향으로 개혁이 추진될 수 있도록 코레일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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