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개발 무산에 '지분쪼개기' 쪽박 전락
용산 지분 쪼개 신축한 경매 물건 올해만 36건, 낙찰가율은 50%대 추락]
총 사업비 31조원 규모의 서울 용산역세권 개발 무산으로 '지분쪼개기' 물건에 투자했던 부동산 투자자들이 낭패를 보고 있다. 개발사업이 백지화되면서 투자가치가 없어진 물건들이 경매시장에 몰리고 있지만 대다수가 감정가의 절반 이하에 낙찰되는 등 손실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용산역세권개발 관련 지분쪼개기 물건의 경우 위반건축물로 등재된 경우가 많아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29일 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용산 지분쪼개기 경매물건은 2010년에는 5건, 2011년에는 17건으로 3배 늘어난데 이어 지난해 20건, 올 들어선 이달 25일까지 36건을 기록하는 등 급증하고 있다.지분쪼개기란 재개발 예정구역이나 예상지역에서 새로 지어질 아파트 입주권을 여러 개 확보하기 위해 낡은 단독주택이나 다가구주택을 헐고 근린생활시설이나 다세대주택을 신축하는 것을 말한다. 구분등기가 가능한 근린생활시설이나 다세대주택을 신축하면 여러개의 조합자격을 얻게 되기 때문이다.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으로 불리던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로 용산 일대에 재개발 열풍이 불면서 사업 예정지 인근은 물론 남영동, 서계동, 청파동, 후암동 등지에서도 지분쪼개기가 성행했다.하지만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차질을 빚으면서 2010년 90%대였던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해마다 하락했고 개발이 무산된 올해는 50%대로 곤두박질쳤다.
입주권이란 프리미엄이 없어지면서 투자가치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결국 '깡통' 물건으로 전락, 세입자들이 보증금을 날리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게 지지옥션의 설명이다.게다가 지분쪼개기 경매물건 대부분 건축허가는 근린생활시설로 받았지만 원룸으로 불법 개조한 뒤 주거 세입자를 들인 경우가 다반사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경매에 나온 대부분이 건축물대장에 위반건축물로 등재돼 있다. 결국 이행강제금이 부과되고 연체된 경우도 많다.
실례로 2007년 용산구 용산동에 지어진 한 원룸은 신축되자마자 김모씨에게 팔렸다. 김씨는 1억5400만원을 대출받아 이 원룸을 구입했으나 채무를 견디지 못해 지난 4월 경매 신청됐다. 지난해 11월 감정가 1억8000만원에 처음 경매장에 나와 4번 유찰돼 감정가의 41%인 7377만원에 낙찰됐다. 이 원룸 세입자 역시 보증금 500만원을 떼이게 됐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지분쪼개기 물건은 재개발이란 환상이 만들어낸 결과물로 그 환상이 깨진 지금 금융권 부실, 위반건축물, 임차인 문제, 주차시설 부족 등 여러 문제만 낳고 있다"며 "이행강제금이나 원상복구비용 등 추가처리비용 등을 감안해 낙찰가를 써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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