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캠핑버스테마여행

♣캠버스·1박~2박 여행일정 안내♣/♣원정·여행.사진

면발 자주 들어주면 꼬들꼬들.. 라면 전문가 최용민씨가 말하는 맛있게 끓이는 법

여행가/허기성 2013. 12. 4. 10:25

면발 자주 들어주면 꼬들꼬들.. 라면 전문가 최용민씨가 말하는 맛있게 끓이는 법

"나는 1958년에 일본에서 태어났습니다. 한국에는 다섯 살 때인 1963년 건너왔습니다. 처음엔 냉대를 받았지요. 당시 사람들은 저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답니다. 지금은 지구촌 식구 중 한국 사람들이 저를 가장 좋아한답니다. 헤헤…"

나는 누구일까? 바로 라면이다. 2006년 기준 전 세계적으로 연간 소비되는 라면은 약 800억 개. 이 중 3분의 1쯤을 중국에서 소비한다. 우리나라는 약 32억 개로 세계 5위지만, 한 사람당 소비량은 연간 74개(2007년 기준)로 단연 1위다. 라면을 사랑하는 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은 라면을 매우 다양한 방법으로 요리하고 있다.

국내 최대 라면 동호회인 다음 카페 '라면 천국'의 회장이며 라면 회사 ㈜팔도의 개발팀장으로 17년간 면과 스프를 개발한 최용민씨는 "라면 조리법은 무궁무진하다"고 했다. 최근 그가 출간한 '라면천국'에만 해도 77가지의 라면 요리가 소개돼 있다. '라면 요리 어디까지 먹어봤니?'란 부제를 단 이 요리책에는 탕, 전골, 간식까지 정말 다양한 조리법이 소개돼 있다.

지난 2일 오후 경기도 용인 사무실에서 좀 더 맛있는 라면을 개발하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있는 그와 전화 데이트(?)를 했다. 새로운 맛의 라면을 개발하기 위해 하루에 10개 이상 먹을 때도 있다는 최씨. 라면에 물릴 법도 한데 집에서도 종종 라면을 먹는단다.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먹는 것과 집에서 요리로 먹는 것은 다르니까요. 하하"

라면만큼은 직접 요리를 한다고. 왜냐하면 아내가 끓이는 것보다 그가 끓이는 것이 훨씬 맛있으니까. 그에게서 먼저 라면 맛있게 끓이는 방법을 들었다.

"무조건 센 불에서 조리해야 하고, 물을 끓일 때 다진 마늘 1,2 작은술을 넣어주면 면 고유의 맛이 살아납니다. 달걀을 넣고 싶다면 면과 함께 넣되 휘젓지 말고 그대로 익히세요. 맵게 먹고 싶다면 불을 끈 다음 고춧가루를 솔솔 뿌려 고루 섞어 드세요."

최씨는 고춧가루를 미리 넣으면 텁텁해진다고 경고했다. 또 냄새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식초나 커피를 넣으란다. 인스턴트식품인 라면은 가끔 밀가루와 기름 냄새가 나기도 하는데 끓는 물에 면을 넣을 때 식초 2방울 정도를 넣으면 냄새가 말끔히 사라진다고. 뿐만 아니라 라면 가닥이 달라붙는 것도 예방할 수 있다. 또는 면발이 반쯤 익었을 때 커피를 ½ 작은술 넣어도 밀가루 냄새가 사라지고 국물 맛도 깔끔해진단다.

"꼬들꼬들한 면발을 좋아한다면 끓는 물에 면을 넣은 뒤 끓어오르면 젓가락으로 면을 휘저으면서 계속 위로 들어 올리면서 익히세요."

공기를 많이 접할수록 꼬들꼬들해지기 때문이다. 최씨는 "라면이 조금 설익었다 싶을 때 뚜껑을 닫고 30초∼1분쯤 뜸을 들이면 면발이 더욱 꼬들꼬들해진다"고 덧붙였다.

'라면, 맛있지만 영양은 없잖아!' 이렇게 딴죽 거는 사람에게 최씨는 할 말이 많다고 했다. "우선 한 개 800원 남짓 하는 라면에 기대치가 너무 높은 것 아니냐"고 지적한 그는 특히 비만이나 과도한 나트륨 섭취의 원흉으로 꼽히는 것에 대해 변론을 했다.

"라면 1개의 칼로리는 500㎉쯤 됩니다. 햄버거와 비슷하고 670㎉인 짜장면보다 적습니다. 성인 남성의 1일 권장 칼로리는 2500㎉로, 한 끼에 섭취해야 할 칼로리는 833㎉입니다. 라면은 권장량의 60%밖에 안 됩니다."

그는 라면을 하루 세 끼 식사 외에 간식으로 먹는 데다 특히 잠들기 전에 야식으로 먹기 때문에 그런 오명을 쓰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이어트를 하거나 간식으로 라면을 먹을 때는 면만 먹으라고 했다. 국물만 먹지 않아도 100㎉쯤 줄일 수 있다고.

"라면도 조금만 신경을 쓰면 건강하게 먹을 수 있다"고 강조한 그는 라면 구입 요령부터 조근조근 설명했다. 햇볕이 잘 들어오는 곳에 진열한 라면은 피하는 게 상책. 빛과 열을 받으면 라면 속의 기름이 몸에 좋지 않은 과산화지질로 바뀌기 때문이다. 최씨는 또 라면의 기름기가 걱정된다면 끓는 물에 미리 한 번 데쳐 기름기를 빼낸 다음 다시 끓이면서 국물 위를 녹차티백으로 쓱 한번 쓸어 주라고 했다. 그렇게 하면 기름이 티백 안으로 흡수돼 칼로리도 줄이고 맛도 깔끔해진다고.

"스프에는 성인의 1일 염분 권장량 5g의 40∼60%인 2∼3g이 들어 있으므로 스프를 조금만 넣으세요. 영양을 업그레드하고 싶다면 대파 호박 양배추 시금치 등 채소와 달걀을 넣어 끓여 드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