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임대주택'이 부활했다
20년간 중단됐던 영구임대주택이 부활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지난달 25일부터 서울강남지구 A3블록 영구임대주택(192호)의 입주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영구임대주택은 정부의 '도시영세민 주거안정을 위한 25만호 건설계획'에 따라 1989년 2월 최초 건설이 시작됐다. 하지만 주공급대상이 기초생활수급자임에 따라 복지재정 과다투입 및 지역슬럼화를 우려한 지자체나 지역주민의 반대 등으로 인해 1993년 이후에는 신규 건설이 중단됐다.
▲전국 기초생활수급자 가구수 및 영구임대주택 재고 현황.(자료제공=LH)
현재 전국의 영구임대 재고는 19.1만호(LH 14만호, 지자체 5.1만호)다. 전국 기초생활수급자 가구 85.1만호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며, 입주대기자수가 5.7만명, 평균 입주 대기기간이 22개월에 이르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LH는 입주대기자 해소와 최저소득계층의 주거안정을 위해 2009년부터 신규건설을 재개했다. 서울강남 A3블록이 지난 25일부터 20여년 만에 입주를 개시했으며, 12월에는 서울서초 A3, 내년에는 논산내동2 A2, 군포당동2 A1, 고양원흥A1, 광주효천2 A2블록 등이 차례로 입주할 계획이다.
또한 LH는 영구임대주택 가용택지 부족에 따른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착공 예정인 국민임대단지에 영구임대를 혼합해 건설하는 소셜믹스 방식을 도입하는 방안도 적극검토 중이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영구임대 재고의 절대부족과 지역 편중에 따른 수급불균형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현재 영구임대주택 전체 재고율은 22.4%에 불과하고, 이중 79%가 수도권 대도시나 광역시에 집중돼 있다.
LH 관계자는 "그동안 영구임대 주택은 대규모 사업지구 내 주택건설이 불가피해 특정지역에 편중되는 현상이 발생됐던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향후에는 대도시뿐만 아니라 읍·면단위의 소규모 단지까지 확대해 독거노인, 소년소녀 가장 등 소외된 이웃의 주거안정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흑석뉴타운, '부분임대' 1510가구 짓는다
서울시 최초로 '부분임대'를 적용한 흑석뉴타운의 개발 윤곽이 드러났다. 11개 촉진구역과 11개 존치구역에 공급될 총 1만2000여가구 중 전국 최대 규모인 1500여가구의 부분임대 도입이 확정됐다. 부분임대는 주택 일부를 분리, 세를 놓을 수 있도록 한 주택으로 서울시는 시범 적용될 7개 촉진구역의 사업성을 살펴본 뒤 시내 다른 사업구역으로 점차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11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동작구 흑석동 84일대 흑석뉴타운 내 3구역과 9구역 세부 개발에 대한 변경안이 최근 확정됐다. 기반시설 비율 조정과 학교시설 조성에 따른 것으로 9구역이 면적만 다소 변동된 반면 흑석뉴타운 내 가장 많은 부분임대가 들어설 예정이던 3구역은 주택 공급안 전체가 조정됐다.
3구역은 기반시설 조성 비율이 추가되면서 임대주택 및 부분임대 공급량이 바뀌었다. 임대 물량이 263가구에서 330가구로 늘어난 반면 부분임대는 492가구에서 320가구로 낮아졌다. 2010년 9월 시공사 선정 후 임대주택 추가 확보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 결과다.
이로써 흑석뉴타운 내 부분임대 총 공급량 역시 하향 조정됐다. 당초 1682가구에서 1510가구로 잠정 확정됐다. 구역별로는 ▲1구역 157가구 ▲2구역 196가구 ▲3구역 320가구 ▲6구역 34가구 ▲7구역 322가구 ▲8구역 77가구 ▲9구역 404가구 등이다.
최근 들어 사업 속도에도 탄력이 붙은 모양새다. 1구역과 2구역은 아직 추진위원회만 구성된 상태지만 부분임대가 계획된 3, 7, 8, 9구역은 모두 조합이 선정돼 시공사를 선정했거나 총회를 앞두고 있다. 이외 4·5구역은 부분임대 논의 전 준공돼 입주까지 끝난 상태다.
주민들의 반응도 나쁘지 않다. 앞서 동부건설이 6구역에 내놓은 부분임대 34가구가 인기리에 마감되는 등 높은 관심을 받아서다. 6구역은 총 963가구, 14개동으로 이중 한 개동이 부분임대 단지로 설계됐다.
향후 건립될 부분임대 역시 6구역의 콘셉트를 그대로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이곳 부분임대는 전용 84㎡ 중 64㎡를 집주인이 사용하고 나머지 20㎡는 주방ㆍ욕실ㆍ세탁실 등이 갖춰진 임대 공간으로 현관문을 따로 마련했다. 사생활 침해가 없는 설계로 전기ㆍ수도 등도 모두 개별적으로 설치됐다. 일부 가구는 내부를 연결해 놨다. 출입문은 별도지만 내부에서 이동이 가능하다. 일종의 '하숙방' 개념으로 2가구를 모두 임대하는 수요층을 감안한 설계다.
대중화되지 않은 모델에 수요가 없을 것이라던 우려와 달리 청약에서도 3.5대 1의 경쟁률 기록하며 34가구 모두 주인을 찾았다. 입주 시점을 임박해 전월세를 놓기 시작한 주인들도 세입자를 모두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12월초 기준 20㎡대의 경우 집주인들은 보증금 1000만원에 월 60만~70만원의 세를 얻고 있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바로 옆 중앙대학교 학생과 교직원은 물론 중앙대학교병원 직원과 여의도 출퇴근 직장인들의 수요도 대기 중이다. 지난 몇 년새 일반 원룸 월 임대료가 60만원 이상으로 치솟은 점을 감안하면 보안은 물론 단지내 커뮤니티 시설까지 갖춰진 부분임대에 대한 수요는 꾸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10·11구역은 구역 지정 후 최근 실태조사에 들어가 12월말이나 내달 초 결과가 발표된다. 정비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부분임대가 추가 도입될 가능성은 높다. 흑석동 204-9 및 304일대 10구역과 11구역은 지난해 각각 흑석10, 11재정비촉진구역으로 신규 지정됐다. 10구역의 경우 존치정비B구역, 11구역은 존치관리2구역이 합쳐져 추진되는 사업지로 이후 흑석뉴타운은 11개 구역으로 늘어나게 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앞서 시범 공급된 사업지의 수요층을 면밀히 파악한 뒤 추가 사업지에 대한 부분임대 공급량을 논의할 방침이다"며 "1인 주거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물론 집주인들도 혜택을 얻는 만큼 정비사업을 통해 점차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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