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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고가 '차도'에서 '인도'로 재탄생..남대문시장 살릴까?

여행가/허기성 2015. 2. 11. 07:02

2030년의 서울은 어떤 모습일까. 서울시는 현재 일률단편적인 기존 도심재개발을 넘어 지역별로 특화된 '도시재생'을 통해 '서울의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도시재생은 낙후된 지역을 전면철거 후 재개발한 기존 방식을 피하고 지역별 특색을 살려 경제·문화·주거 등 지역공동체를 아우르는 맞춤형 '리모델링' 사업을 말한다. 현재 도심의 경제활성화를 위해 산업과 결합된 '경제기반형 도시재생'과 마을만들기, 주거정비사업 등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근린재생형 도시재생'이 서울시내 곳곳에서 추진된다. 현재 진행 중인 다양한 도시재생사업의 현황과 계획을 통해 서울의 미래모습을 살펴본다.

오가는 서울역 일대는 종합 환승역임에도 차량 중심으로 설계 돼 걷기가 불편하고 머무르는 사람이 없어 주변은 낙후돼 갔다. 실제로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서울역 고가를 지나는 차량들 중 단순 통과 목적으로만 이용하는 차량은 60%에 달해 이 지역 경제 활성화와는 크게 상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이곳을 '스쳐 지나가는 환승지'가 아닌 '머무는 공간'으로 조성하겠다는 것을 1차 목표로 설정했다. 서울역 고가를 공원화하고, 광장에서부터 고가까지는 직선 에스컬레이터 등을 연결시켜 걷기 좋은 환경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지하철4호선 서울역 출구와 인근 빌딩(3~4층)을 고가와 연결시켜 접근성도 높일 계획이다.

퇴계로와 접해있는 고가 부분을 남대문시장과 남산공원 등으로 향하는 한양도성까지 보행로를 연장하고, 고가와 연결된 17개 보행길(남대문시장·회현동·남산·힐튼호텔·남대문·GS빌딩·연세빌딩·스퀘어빌딩·지하철·버스환승센터·광장·국제회의장·공항터미널·청파동·만리동·중림동·서소문공원)을 지정해 관광·소비수요도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울역을 대표하는 상징물 중 하나인 서울역 고가가 더 친근한 모습으로 재탄생한다. 차가 아닌 두 발로 고가 위를 산책하고, 벤치에 앉아 책을 읽을 수도 있다. 가벼운 운동과 공연까지 즐길 수 있게 된다.

서울시는 지난달 30일 서울역 고가 총 938m를 '차가 다니던 길'에서 '사람 길'로 재생하는 '7017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1970년 만들어져 2017년에 재탄생 △1970년 차량길에서 17개의 사람길로 △1970년에 만들어진 17m 높이의 고가 등 70년대와 17이라는 숫자에 담긴 의미를 연결시킨 것이다.

지어진지 45년 된 서울역 고가는 2006년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은 후 지난해 1월 바닥판 콘크리트가 떨어지는 등 안전상 문제가 제기되면서 철거 검토가 시작됐다. 하지만 산업화와 민주화의 상징인 고가를 전면 철거하는 것이 아쉽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이를 다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기획하게 됐다. 이는 지난해 박원순 시장의 민선6기 공약으로 발표됐고 당선 후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하루 39만여명이 

서울시 관계자는 "사업이 완성되면 도심에 집중된 서울의 핵심 문화·관광명소를 걸으면서 즐길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고가가 사라지면 상권이 침체되고 지역간 단절을 초래해 남대문시장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시는 △남대문시장을 경유하는 버스노선 부활 △남대문로에 집중된 광역·공항 버스 노선 분산 △서울 시티투어·남산순환 버스 남대문시장 정차 등 상권 회복을 위한 대책을 제시했다.

해결해야 할 숙제는 더 있다. 일일 약 4만6000대의 차량이 고가를 이용하고 있는 만큼 교통대책 마련이 시급하고 인근 노숙인과 고가 자살방지 대책도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시는 일단 모바일앱이나 교통방송 등을 통해 정보를 제공하고 차량 통행 개선 방안 등을 마련키로 했다. 노숙인에게는 자활 프로그램을, 자살 대책 마련도 검토 중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역 고가 재생 프로젝트가 서울의 개발 패러다임을 전환한 상징적인 사례가 되도록 선도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