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같은 불경기 중국인 관광객마저 없었다면…"
경제효과 확실한 유커의 힘…유통업계의 선택과 집중
'복만락천백화 신년대경전(롯데백화점 신년대축제)', '신년쾌락 만사여의(새해 복 많이 받고 만사 형통하세요)'.
지난 13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입구.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 연휴를 앞두고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유커)을 환영하는 내용의 붉은색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다. 주차장 주변은 관광버스에서 줄지어 내리는 행렬과 양손 가득 쇼핑백을 들고 차를 기다리는 무리들로 뒤엉켜 있다.
백화점과 면세점 내부도 마찬가지다. 손님이 모여 있는 매장 앞에 가보면 어김없이 중국어부터 들린다. 관광객이 몰려드는 시간대와 맞물렸다간 면세점에서 화장품 사는 것을 포기해야 한다. 특히 '설화수', '후' 등 유커들에게 인기가 많은 국산 화장품 브랜드의 경우 매장 밖 통로까지 계산 대기줄이 이어져 있다. 이곳이 서울 도심인지, 중국 상하이인지 헷갈릴 지경이다.
서울 명동과 동대문, 강남, 홍대 등 도심 유통가에 본격적으로 '유커'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2∼3년전 부터다. 하지만 그 파급 속도가 빠르고 매출 효과가 확실해 중국인 관광객들은 단번에 유통가 큰 손으로 자리 잡았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중국인 관광객마저 없었으면 굶어 죽었다"는 웃지 못할 멘트가 심심찮게 들릴 정도다.
실제 유커 효과는 대단하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찾은 유커는 612만7000명으로 전년보다 41.6% 늘었다. 전체 외국인 관광객 중 중국인 비중도 전년 35.5%에서 43.1%로 높아졌다. 외국인 관광객 10명 중 4명은 중국인인 셈이다.
관광객 수만 많은 것이 아니라 경제 효과도 크다. 지난해의 경우 유커의 한국 관광으로 국산 승용차 70만대를 수출한 것과 맞먹는 효과를 봤다. 국내 생산유발 효과는 18조6000억원, 고용유발 효과는 34만명에 달했다.
유통업계 매출을 들여다보면 왜 유커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지 단번에 이해가 된다. 지난해 롯데면세점 매출액은 4조2000억원, 신라면세점 매출은 2조6123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롯데면세점의 경우 전체 매출에서 중국인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1년 15%에서 지난해 70%까지 뛰었다. 백화점도 예외가 아니다. 롯데백화점 본점 전체 매출 중 중국인 매출은 지난 2012년 5%에서 지난해 16.5%로 2년새 3배 이상 증가했다.
일각에선 내국인 고객들이 중국인 관광객에 밀려 서비스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기업의 성장 요건은 '선택과 집중'을 잘 하는 것이고, 유통업계는 돈 쓸 준비가 돼 있는 유커에 '집중'하고 있을 뿐이다. 다만 내수에 기반을 둔 유통산업의 특성상 최종 '선택'마저 중국일 수는 없다. 중국인 관광객이 등을 돌리는 상황에 대비해 균형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마련해야 한다. 불편함을 호소하던 내국인 고객들이 영영 발길을 끊는 불상사가 없도록 차별화된 서비스 전략도 함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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