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서울지역 주택 전월세 실거래 자료 31만건 분석해 보니]
강남·서초·용산구, 월세價 '빅3'… 서초가 117만원으로 가장 높아
작년 아파트 월세 평균가 75만원… 연립 44만원… 단독주택 36만원
半전세 급격히 확산되면서 아파트·연립주택 월세 비율 증가
서울 25개 자치구 중에서 지난해 주택 월세 거래 비율이 가장 높았던 곳은 종로구로 임대차 거래 10건 중 4건이 월세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구와 서초구, 용산구는 평균 월세가 가장 높은 '빅3'로 꼽혔다. 하지만 월세를 놓았을 때 얻는 수익률은 아파트의 경우 성동구와 송파구, 비(非) 아파트는 도봉구가 각각 1위로 파악됐다.
18일 본지가 지난해 서울에서 확정일자를 받은 주택 임대차 거래 31만268건을 전수(全數) 조사해 분석한 결과, 월세 거래 비율이 34.3%로 나타났다. 이는 3년 전인 2011년(28.7%)과 비교하면 5.6%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주택 유형별로 단독·다가구는 월세 거래 비중(49%)이 전체의 절반에 육박했고 연립·다세대는 34.8%, 아파트는 24.6%였다.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는 "서울의 임대차 지형도가 급변하고 있다"며 "최근 전세금 급등으로 연립주택이나 아파트의 경우 인상된 전세금 일부를 월세로 돌리는 이른바 '반전세(半傳貰)'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 월세 비율은 더 빠른 속도로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심지역 월세 거래 비율 높아
지난해 서울에서 월세 거래 비율이 40%가 넘는 곳은 종로구와 중구, 관악구 등 3개 구(區)였다. 반면 양천구와 강서구, 노원구는 월세 거래 비율이 30%대 미만으로 서울에서 가장 낮았다.
월세 비율이 높은 지역은 대체로 도심(都心)권이었다. 이는 월세 주요 수요층인 독신(獨身) 직장인과 대학생 등 1인 가구가 도심권에 많이 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서울연구원은 2010년 이후 마포·서대문·용산·종로·중·동대문구 일대에 1인 가구가 밀집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3구의 경우 월세 비율 자체는 높지 않았으나 월세 거래 건수는 지난해 서울 전체 월세 거래량의 20%에 달할 정도로 많았다. 특히 강남구는 연립·다세대의 월세 비율이 49%로 1위, 단독·다가구는 53.5%로 마포구(54%)에 이어 2위로 분석됐다. 김신조 내외주건 대표는 "강남구는 직주근접(職住近接) 여건이 좋아 독신 여성과 직장인들이 선호한다"며 "다만 아파트는 월세가 워낙 높아 거래 빈도가 낮지만 다가구나 빌라는 다른 지역과 큰 차이가 없어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2011년과 견줬을 때 월세 전환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용산구였다. 용산구는 3년 전보다 월세 거래 비율이 10%포인트 높아졌다. 중구와 동작구, 성동구 등도 월세 전환이 급속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월세 '강남'이 비싸… 수익률은 '강북'
지난해 월세 평균 가격은 아파트가 75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연립·다세대(44만원)와 단독·다가구(36만원)는 아파트의 절반을 밑돌았다. 아파트의 경우 월세 60만원 이상이 전체의 과반(過半)을 차지했다. 월 100만원이 넘는 경우도 25%를 차지했고 500만원 이상 초고가 월세는 38건이었다.
월세가 가장 비싼 곳은 송파구 신천동 '잠실 푸르지오 월드마크'(전용 244.98㎡)는 보증금 1억원에 월 1050만원이었다. 서초구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전용 242.26㎡)와 방배동 '베네쎄레'(전용 242.63㎡)도 각각 월세가 1000만원에 달했다. 연립·다세대 중에서는 용산구 한남동 '빌라노바'(전용 184.17㎡)의 월세가 500만원으로 가장 비쌌다.
구(區)별로 아파트 월세는 서초구가 117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강남구(110만원)와 용산구(105만원), 성동구(94만원) 순이었다. 금천구가 49만원으로 가장 낮았다.
연립·다세대는 강남구가 64만원으로 1위였고 서초구(55만원), 용산구(53만원), 종로구(49만원) 순이었다. 단독·다가구는 강남구가 52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서초구(45만원)와 용산구(44만원), 종로구(42만원)가 뒤를 이었다. 하지만 월세 금액이 비싸다고 월세 수익률도 높은 것은 아닌 것으로 분석됐다. 아파트의 경우 성동구와 송파구가 연 5.6%로 1위였고 다음으로 서초구(5.4%)와 강남구(5.2%) 순이었다. 투자 측면에서 아파트는 강남 3개 구에서 월세를 놓는 게 유리한 셈이다.
단독·다가구는 대체로 강북지역의 수익률이 높았다. 도봉구(7.5%)가 1위였고 용산·성북·강북·금천·은평구 등이 연 7%대를 넘었다. 연립·다세대도 도봉구가 6.5%로 서울 평균(5.6%)보다 1%포인트 가까이 높았다. 은평·강북·성북·서대문·강서구 등이 연 6%를 넘었다.
전체적으로 월세와 수익률은 3년 전보다 낮아졌다.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데다 월세 주택 공급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아파트의 경우 평균 월세는 2011년 85만원에서 지난해 75만원으로 13% 떨어졌다. 수익률도 연 6.2%에서 5%로 낮아졌다. 연립·다세대의 평균 월세는 44만원에서 43만원으로, 수익률은 연 7.3%에서 5.6%로 하락했다.
단독·다가구도 월세는 36만원에서 34만원으로, 수익률은 7.9%에서 6.7%로 낮아졌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투자자 입장에서 수익률로만 따진다면 강남보다는 도심과 강북권역이, 아파트보다는 단독·다가구주택이 유리하다"고 했다.
월세 보증금이 4년 새 급등한 것도 주목된다. 아파트의 경우 2011년 평균 8924만원이던 보증금이 지난해 1억3326만원으로 49%나 뛰었다. "보증금이 크게 오른 것은 지난해 아파트 월세 거래의 상당수가 반(半)전세 형태로 이뤄졌다는 증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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