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캠핑버스테마여행

[나눔]사랑방!

현대·기아차 안방시장 점유율 계속 추락 왜?

여행가/허기성 2015. 4. 13. 19:07

 

현대·기아차 안방시장 점유율 계속 추락 왜?

헝그리정신 실종…`백차`도 월급은 꼬박
계약해지땐 60일간 다른 영업직원과 계약 못해

# 현대·기아자동차 국내영업본부 소속 영업직원들은 각 직영점에서 소비자들에게 직접 차를 판다. 이들 사이에는 '백차'란 말이 있다. 1년, 한 달 등 일정 기간 차를 한 대도 못 판 영업직원들을 일컫는 속어다. 물론 영업직원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하면 '백차' 월급봉투는 텅텅 비어야 한다. 수치심의 척도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수치스럽지도 텅텅 빈 월급봉투도 가져가지 않는다. 영업직원의 최고 직급인 부장까지 모두 현대·기아차 노동조합의 어엿한 조합원이기 때문이다. 물론 영업직원 임금 구조는 일정 부분 성과급으로 구성돼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영업직원 임금 구조는 일정 급여와 성과급이 섞여 있다. 하지만 성과급은 사실상 1년에 100대 이상 차를 파는 판매왕 등에게만 해당될 뿐 1년에 수십 대를 팔건, 한 대도 못 팔건 임금도 얼마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 현대차에는 이상한 '회사 규정'이 있다. 현대차는 60일간 다른 영업직원과 자동차 구매 계약을 맺을 수 없다는 규정이다. 소비자가 한 직영점에 가서 불친절한 직원 때문에 다른 직영점으로 옮겨 차를 사려 해도 살 수 없다는 얘기다. 이 같은 규정을 만든 명분은 그럴 듯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자동차를 휴대폰처럼 팔 수 없다는 게 회사 방침"이라며 "각 직영점 영업직원 간에 판매 경쟁이 치열해지면 출혈 경쟁으로 흐를 수밖에 없고 정가정책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이 같은 회사 규정에 분통을 터뜨린다. 실제로 한 대기업 임원은 현대차 그랜저를 사기 위해 전시장을 찾았다가 마음만 상하고 수입차를 구입했다.

이 임원은 직영점 영업직원에게 시승차를 요구하자 "그랜저 택시도 많은데 꼭 시승해야 하느냐"는 말만 들었다. 그래도 급한 마음에 차를 구입했지만 차량 출고 자체가 계속 지연돼 계약을 해지하고 다른 직영점을 찾았지만 "계약을 해지했기 때문에 60일간 해당 직원을 제외하곤 차를 팔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소비자들이 현대·기아차를 외면하고 있다. '한국 사람은 현대·기아차를 타야 한다'는 애국 마케팅도 소용이 없다. 1998년 현대그룹에서 계열 분리해 정몽구 회장이 현대차그룹 수장에 올라 드높였던 영업직원들의 헝그리 정신이 사라진 지금 현대·기아차 내수시장 점유율은 급전직하하고 있다.

실제로 현대·기아차의 안방불패 신화도 끊겼다. 판매대수 기준 내수시장 점유율 70% 벽이 무너졌다. 지난해 현대·기아차 내수시장 점유율은 69.3%를 기록했다. 현대차가 1998년 12월 기아차를 인수·합병하며 한 식구가 된 이래 처음이다. 올해 성적표는 더 초라하다. 지난 3월 현대차 국내시장 점유율은 38.5%로 하락했다. 1분기 점유율도 38.4%로 바닥을 치고 있다. 이대로라면 올해 현대차 연간 점유율이 40%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반면 수입차가 지난달 사상 최대인 2만2280대를 판매하며 점유율 20%대를 넘보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추락하는 원인이 품질에 있는 것은 아니다. 올해 미국시장에서 판매 3위에 오른 현대차 제네시스와 최첨단 장비로 무장한 신형 투싼를 비롯해 지난해 새롭게 탄생한 기아차 K9 등은 세계에서도 품질력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현대·기아차가 추락하는 주요 원인으로는 사라진 영업직원들의 '헝그리 정신'이 꼽힌다. 한 자동차 전문가는 "현대차 영업직원들은 여전히 독점기업 마인드가 남아 있어 편하게 차를 팔려고 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딜러사 간 경쟁을 통해 서비스 질을 높이고 있는 수입차 업체들과 비교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 쉴건 다 쉬고 문도 빨리 닫아…아우디는 연중무휴
대조되는 직영점 실태


현대·기아차 직영점 업무시간도 수입차 매장과 대조적이다. 최근 아우디코리아가 새로 확대 오픈한 판교 매장은 365일 연중 무휴에 밤 9시까지 근무한다. 저녁 때 일을 마치고 차를 보러 오는 고객이 많은데다 명절이나 휴일이라도 고객들이 닫힌 문에 실망하고 돌아가지 않도록 하루도 쉬지 않고 매장 문을 열어둔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현대차 영업점을 찾는 고객들은 퇴근시간 이후에는 차를 보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대부분 저녁 7시 반~8시면 문을 닫기 때문이다. 특히 디지털 세상에서 현대차 고객들이 접하는 불편은 더 크다.

 

수입차 딜러들은 저마다 블로그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이용해 신차 소식을 알리고 가격을 상담하기도 한다. 최근 차를 사는 고객들 구매 패턴이 인터넷에서 대부분 정보를 취득하고 오프라인 쇼룸(영업점 대리점 등)에는 최종 거래 때 들르는 것을 감안하면 인터넷에 가장 최신 정보를 업데이트해주는 게 딜러들 의무라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현대차는 대리점이나 영업점에 대해 개인 홈페이지 영업 행위를 허락하지 않고 있다. 블로그나 SNS를 통해 정보를 취득하더라도 거래는 영업점을 통해서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과당 경쟁을 막기 위해서라는 게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