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날개 슈틸리케, 양쪽 풀백 부진에 적임자 없어 고민
잘나가고 있는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축구대표팀도 풀지 못한 숙제가 있다. 양쪽 풀백의 주전 찾기다. 공격진의 활발한 움직임과 중앙 수비진의 견고함에 비해 양쪽 풀백은 붙박이 주전도 없고 경기력도 올라오지 않고 있다.
축구대표팀은 지난 1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미얀마전에서 4-0으로 이겨 5전 전승(승점 15점)으로 G조 1위를 지켰다. 미얀마의 밀집 수비에 다소 고전했지만 공격 2선의 다양성을 확인했다.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과 이재성(전북)이 활발하게 움직이며 공격 전개에 숨통을 틔웠고,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은 골맛을 보며 존재감을 뽐냈다. 부상을 털고 돌아온 손흥민(토트넘)도 후반 교체멤버로 들어와 어시스트 2개를 기록했다. 수비라인도 후반 중반에 잠시 흔들렸지만 무실점을 이어갔다. 대표팀은 올해 19차례 A매치(15승3무1패)에서 16번째 무실점을 기록했다.
풍성한 기록을 수확했지만 아쉬운 대목이 있다. 양쪽 측면 수비수들의 경기력 부진이다. 이날 왼쪽 풀백에는 김진수(호펜하임), 오른쪽에는 장현수(광저우 푸리)가 나섰다.
김진수는 젊고 재능있는 풀백으로 향후 대표팀 10년을 책임질 재목으로 꼽혀왔지만 최근 경기력이 많이 떨어졌다. 올 시즌 소속팀에서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한 탓이다. 김진수는 이날 볼트래핑과 패스 등에서 실수가 적잖게 나왔다. 측면 오버래핑도 시원스럽지 않았고, 크로스의 날카로움도 떨어졌다. 후반전에 맞은 결정적인 슛 기회는 허공으로 날려버렸다.
김대길 스포츠경향 해설위원은 “제2의 이영표로 기대를 모아온 김진수의 컨디션이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경험이 풍부한 또 다른 ‘분데스리거’ 박주호(도르트문트)가 있지만 그 역시 올 시즌 팀에서 백업으로 나서고 있다.
동아시안컵에서 맹활약했던 K리거 홍철(수원 삼성)의 재발탁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현수는 포지션 적응에 애를 먹고 있다. 장현수의 원래 포지션은 중앙 수비수 또는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다. 측면은 아무래도 낯설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최근 A매치에서 장현수를 오른 측면으로 옮겨 실험하고 있다. 미얀마전에서 장현수는 측면 수비수다운 날카로운 움직임이 많지 않았다. 전진 패스 대신 백패스가 많았다. 순간적인 폭발력과 정확한 크로스가 필수적인 측면 포지션이 아직 어색해보였다.
백업 멤버로 김창수(가시와)가 있지만 슈틸리케 감독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하고 있다. 차두리(FC서울)가 은퇴한 뒤 마땅한 주인이 없는 오른쪽 풀백의 주인 찾기는 대표팀에서 가장 큰 고민거리다 슈틸리케 감독 전술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가 풀백의 전진배치다. 풀백이 공격에 적극 가담해 날개 공격수와 호흡을 맞춰 측면에서 공격 기회를 잡으려고 한다. 그러나 최근 경기에서는 풀백들의 부진으로 측면 플레이가 다소 위축됐다. 2015년에 풍성한 결실을 맺고 있는 슈틸리케호가 더 높이 비상하기 위해서는 양쪽 풀백의 부진이라는 숙제를 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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