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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 도심엔 환영 현수막…토지계약 앞두고 당일 취소까지

여행가/허기성 2015. 11. 23. 06:55

안성 도심엔 환영 현수막…토지계약 앞두고 당일 취소까지

서울에서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안성 나들목(IC)으로 나와 차로 약 20여분을 달리면 경기 안성 구도심인 봉산동과 석정·서인동이 나온다. 이곳은 공도읍 주변에 형성된 신도심과 함께 안성의 대표적인 도심 지역으로 꼽히긴 하지만, 다른 수도권 지역과 비교하면 도심이라 부르기 민망할 정도로 발전 속도가 더딘 편이다. 아파트를 제외하면 눈에 띌만한 고층 건물도 없다. 5분만 차를 타고 나가면 인적을 찾기 힘들 정도로 한적한 농토가 펼쳐진다.그다지 주목을 끌 만한 호재가 없었던 도시 안성이 서울~세종 고속도로 개통 추진 소식에 들썩이고 있다.

안성은 오산 등과 함께 수도권에서 개발이 많이 이뤄지지 않은 수도권 도시 중의 하나다. 지역 발전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뿐이었지, 정작 눈에 띄는 호재는 없었다.

이는 부동산 시장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KB국민은행 부동산 자료를 보면 올해 1월부터 10월 말까지 경기도 남부권으로 함께 묶이는 평택 아파트 매매가는 3.95% 올랐지만, 안성은 1.24% 오르는 데 그쳤다. 경기도에서 안성보다 아파트값이 덜 오른 지역은 동두천과 화성 두 곳에 불과했다. 경기도 아파트 평균 매매가 상승률은 4.46%였다.

이랬던 안성이 서울~세종 고속도로 개통 소식에 들썩이고 있다.

 정부가 19일 서울~세종 고속도로 건설을 추진한다고 밝힌 가운데 20일 안성 일대에 서울~세종 고속도로 추진을 축하하는 현수막들이 걸려있다. /이진혁 기자
정부가 19일 서울~세종 고속도로 건설을 추진한다고 밝힌 가운데 20일 안성 일대에 서울~세종 고속도로 추진을 축하하는 현수막들이 걸려있다.


정부는 19일 서울과 세종을 연결하는 연장 129㎞(6차로), 총사업비 6조 7000억원의 고속도로 건설 사업을 민자사업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서울~안성 구간(71㎞)은 한국도로공사가 우선 착수하고 민자사업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건설된다. 이 도로는 빠르면 2016년 말 착공, 2022년 개통될 계획이다.

안성~세종 구간(58㎞)도 민간 제안과 동시에 일반 민자사업으로 추진해 2020년 착공, 2025년 개통될 계획이다. 이 도로가 완공되면 종전 108~129분이 걸린 서울~세종 간 통행시간은 70분대로 단축된다.

 
서울~세종 고속도로 위치도. 총 129㎞에 이르는 이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서울에서 세종까지 70분대면 닿을 수 있다.


안성 구도심에는 벌써 서울~세종 고속도로 건설을 환영하는 현수막이 걸렸다.

한 지역 주민은 “안성은 그동안 말만 수도권이었지 발전 속도가 더뎠다”며 “고속도로 추진을 계기로 기업 입주가 활발해지고 인구가 늘면서 부동산 가격도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건설사들도 호재에 맞춰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12월 안성 푸르지오를 분양하는 대우건설은 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장 주변에선, 안성 동부권에 있는 보개면 쪽으로 ‘동안성IC’가 날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인근 A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안성시민뿐 아니라 주변 수도권에서까지 안성 아파트 시세를 묻는 전화가 어제부터 빗발치고 있다”며 “종합버스터미널 옆에 분양하는 신규 단지의 경우 서울~세종 고속도로 건설 소식이 예상치 못한 큰 수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성 가사동 종합버스터미널에서 바라본 안성 전경. /대우건설 제공
안성 가사동 종합버스터미널에서 바라본 안성 전경. /대우건설 제공

토지 관련 문의도 하루 만에 부쩍 늘었다.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지역과 용도에 따라서 가격이 천차만별이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토지시장 분위기도 달아올랐다고 설명했다.

B공인 관계자는 “안성·용인이 서울~세종고속도로 수혜 지역이라는 소식에 지역민은 물론 외지인들도 관심을 보인다”며 “이달 말로 예정된 농업진흥구역 토지 계약 건이 하나 있었는데, 땅값이 더 오를 것으로 본 지주가 계약을 취소하는 일까지 벌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인근 아파트 매매 문의는 말할 것도 없고, 오늘 오전에만 토지 매매 문의가 벌써 네 건이나 이뤄졌다”며 “전원주택 토지 가격과 입지를 묻는 전화도 잇따른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부동산 매매에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고속도로를 드나드는 IC가 들어설 자리가 확정되지 않았고, 토지 위치와 용도에 따라 개발 속도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