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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만 바라보고 구애 경쟁…전대가 달빛 소나타 전락

여행가/허기성 2016. 7. 16. 05:47

 

 문만 바라보고 구애 경쟁…전대가 달빛 소나타 전락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추미애·송영길 의원의 ‘문심(文心) 잡기’ 경쟁이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지난 9일 새벽 5시40분 인천공항에 송 의원의 부인 남영신씨가 나타났다. 그는 네팔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는 문 전 대표에게 꽃다발을 건넸다. 당초 공항에는 송 의원이 직접 가려고 했다고 한다. 송 의원 측은 하루 전인 8일 문 전 대표 측에 전화해 “송 의원이 직접 문 전 대표를 맞겠다”는 뜻을 전했다. “추 의원은 친문 지지자가 많이 듣는 팟캐스트에 자주 나오는데, 송 의원은 왜 초대하지 않느냐”는 항의와 함께였다. 문 전 대표 측이 “공항에 나가는 게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만류했지만 송 의원은 부인을 공항으로 보냈다.

송 의원은 지난달 부산에서 문 전 대표를 만났다. 문 전 대표의 최측근인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까지 독대했다고 한다. 수감 중인 한명숙 전 국무총리도 면회해 조속한 가석방을 약속했고, 친노의 좌장 격인 이해찬 의원의 복당도 공약한 상태다.

추 의원은 출마 직후 “문 전 대표가 (대선 주자로) 좋은 점수를 얻을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악의적 흔들기로부터 대선 후보를 강단 있게 지키겠다”며 문 전 대표의 ‘호위무사 콘셉트’를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최근엔 지난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한 일을 해명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추 의원은 지난달 말 정봉주 전 의원이 진행하는 팟캐스트에 출연해 “나는 탄핵 불가론을 얘기했다. 변명 같겠지만 어쩔 수 없이 찬성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시 김종인 대표가 회의에서 ‘헌법재판소가 충분히 (탄핵할) 이유가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며 책임을 문 전 대표와 소원해진 김종인 현 비대위 대표에게 돌렸다. 이에 김 대표는 “그때 난 여기(당시 새천년민주당)에 있지도 않았다”고 일축했다. 실제 김 대표는 당시 국회의원도, 새천년민주당 소속도 아니었다.


두 의원의 경쟁은 온라인 당원을 의식한 측면이 있다. 문 전 대표 시절 비주류 줄탈당이 이어지자 온라인 정당을 표방하며 약 10만 명이 입당했다. 당 관계자는 “ 문 전 대표 시절 입당한 10만 온라인 당원 중 5만 명이 투표권을 행사하게 되면서 영향력이 더 막강해졌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특정 인사를 둘러싼 구애 경쟁이 전대뿐 아니라 대선 후보 경선까지 망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문 전 대표는 지난 9일 공항 입국장에서 “대표 선출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의원의 ‘친노를 의식한 경쟁’에 대한 질문은 웃음으로 넘겼다. 안희정 충남지사와 가까운 정재호 의원은 “모든 대선 후보를 경쟁시켜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를 만들 가능성이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가까운 박홍근 의원도 “야당 후보가 문재인·안철수로 일찍 상수가 되면 국민 관심은 여당으로 가버린다”고 지적했다. 4·13 총선 전 문 전 대표가 영입한 인사인 박주민 의원조차 “새 대표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대선 경선을 공정하게 치르는 일”이라며 “경선 전부터 특정 후보에 대한 지원 의사를 밝히면서 불공정 경선을 예고하는 지도부가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전대가 흥행이 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