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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이후 ‘이명박표 정책’ 쏟아낸다

여행가/허기성 2008. 9. 16. 00:14

 

 

이명박 대통령이 '국정 대반전'을 위한 본격 행보에 돌입한다. 추석 연휴가 끝나면서 이른바 '이명박표 정책'을 무기삼아 취임 후 수세적 국면을 벗지 못한 국정 주도력 회복에 나설 태세다. 이 대통령은 이미 8·15 경축사에 이어 지난 9일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새 출발을 다짐하면서 추석 연휴가 끝나면 이를 담보할 구체적 정책과 실천 방안을 내놓을 것임을 예고한 바 있다.

 

 수도권 공장 설립 규제 완화

정부가 18일 2단계 기업환경개선 추진계획에 '수도권내 공장 신.증설 규제 완화'를 포함시킴에 따라 수도권에서 공장을 훨씬 수월하게 설립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정부는 기업투자활성화를 위해 수도권 규제를 전면 재검토해 달라는 건의에 대해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역발전기반 구축과 균형을 맞춰 수도권 관리방식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수도권 규제 완화는 지방에서의 반발이 워낙 강해 정부도 쉽게 방안을 마련하기는 어렵지만 일단 큰 틀은 완화하는 방향이 될 것 만큼은 확실하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가 중심이 돼 빠르면 다음달에는 수도권 규제 완화 방안이 마련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주무부처인 국토해양부는 불합리한 규제를 개선하겠다는 방향은 맞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규제를 완화할지에 대해서는 현 시점에서 이야기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수도권 공장 신.증설과 관련된 규제는 공장총량제가 대표적이다.
수도권내에 매년 신.증설할 수 있는 공장 면적 총량을 정해두고 이를 초과할 수 없도록 한 것으로 환경변화에 따른 신속하고 유연한 공장건축을 제한하는 규제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총량제는 과밀억제권역, 성장관리권역, 자연보전권역에 모두 해당된다.

경제단체들은 총량제를 완전 폐지하거나 증설할 때는 예외로 인정해 줄 것을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또 과밀억제권역에서는 중소기업 공장의 신설이나 증설은 가능하지만 대기업의 경우 신설은 불가능하고 증설도 3천㎡이내에서만 허용되고 있다. 이 규제 역시 대기업의 투자를 억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제단체 및 재계에서는 대기업이더라도 첨단업종이나 생산시설의 합리화가 필요한 경우에는 증설허용면적을 높여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자연보전권역에서는 증설도 안된다. 이에 따라 매출 호조 등으로 인해 생산을 늘릴 필요가 있더라도 시설을 확충할 수가 없다.

실제 이달 말까지 굵직굵직한 정책 발표가 예정되어 있다. 때론 이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회의에서, 때론 주관 부처가 발표하는 형식을 통해서 '일하는 대통령과 정부'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구상이다. 발표될 정책의 골조는 '경제 살리기'를 기치삼은 투자활성화, 규제완화, 부동산 세제 개편, 공기업 선진화 등이다. 한결같이 친기업, 친시장을 기조로 한 성장과 경쟁의 'MB표 정책'이다.
이 대통령은 먼저 오는 18일 대기업 총수들과 만나는 '제2차 민관합동회의'로 스타트를 끊는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총수들에게 "투자를 더 해달라"는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투자 독려를 위해 기업의 각종 규제개혁 요청도 대거 수용해 줄 전망이다. 다음날인 19일에는 국토해양부와 기획재정부가 '종합부동산세 개선안 및 서민주택 공급 활성화방안'을 발표한다.

종부세 완화 방침과 재건축·재개발 추가 규제완화를 통한 건설경기 활성화, 그린벨트를 활용한 서민주택 건설 계획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9월 말에는 3차 공기업 선진화 방안이 발표된다.

지난달 11일과 26일 1·2차를 발표한 데 이은 것으로 3차 발표로 공기업 선진화 방안은 마침표를 찍게 된다. 3차에는 이해관계자의 반발이 심한 기업들이 대거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9월 말에는 이 대통령이 8·15 경축사를 통해 제시한 '녹색성장' 후속 대책으로 '기후변화 종합대책'이 발표된다. 이어 청와대는 정부 출범 초 제시됐던 192개 국정과제를 새롭게 정비한 '100대 국정과제'를 내놓음으로써 향후 이명박 정부의 정책 로드맵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여의도 정치'에도 귀를 열어놓을 거라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각종 정책 과제들이 입법을 통해 현실화되는 까닭이다. 이달 중 신임 국회 상임위원장단과의 만찬 회동을 하고 국회와의 '소통'을 확대하는 한편 한나라당박희태 대표와의 '당청 회동'도 재개키로 했다.

결국 이 대통령이 앞장서 각종 정책들을 진두지휘하고 당·정·청을 조율하며 밀어붙이려는 모습이다. '촛불 정국'에 갇혀 있있던 이 대통령이 이번에도 밀릴 경우 임기 내내 레임덕'에 빠질 것이라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경제 살리기'를 놓은 것 역시 대선 승리의 원동력인 '경제 대통령' 이미지를 회복해 지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함으로 읽힌다.

하지만 이들 정책이 대부분 이해당사자들이 첨예하게 맞붙는 것인 만큼 추진 과정에서 적잖은 사회적 논란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국회에서의 충돌도 가열될 수밖에 없다.

이 대통령으로서는 낮은 지지율로 인한 국정 동력 상실의 만회를 위한 승부수를 던지는 것이지만, 이러한 논란과 충돌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또다른 부메랑으로 되돌아올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다.

 

'환경+성장' 시너지 효과 이끌 미래동력

 

9대 그린에너지산업 유망 분야 발전전략
국내 그린에너지산업 세계 점유율 1.4%
천연가스→기름 변환 등 독자기술 육성
사회·문화적 변화 이은 수출 산업화 꿈

11일 정부가 발표한 그린에너지산업 발전전략은 이명박 대통령이 8ㆍ15 경축사에서 밝힌 '저탄소 녹색성장'을 뒷받침할 첫번째 세부 실천 계획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도대체 '저탄소 녹색성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처음으로 구체적인 답을 내 놓은 것.

사실 그린에너지산업은 가까운 미래에 거대 성장동력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전망이다. 미국의 전문조사기관 클린엣지사는 그린에너지 시장이 앞으로 10년간 연평균 15.1%의 고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일본 유럽연합(EU) 미국 등의 선진국은 이러한 추세에 적극 대응, 세계 그린에너지 시장의 60~80%를 차지하면서 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반면 국내 그린에너지산업(9대 분야 기준)의 수준은 지난해 세계 시장 점유율이 1.4%에 불과할 정도로 낙후돼 있다. 그렇다고 절망만 하고 있다가는 미래가 더 암울해 질 수 밖에 없다. 정부가 그린에너지분야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를 조기에 해소하겠다고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9대 그린에너지산업 유망 분야 선정은 이러한 고민의 결과다. 이는 크게 신재생에너지 4개(태양광, 풍력, 수소연료전지, 석탄가스화복합발전(IGCC)), 화석연료 청정화 2개(석탄가스액화(CTLㆍGTL), 이산화탄소포집저장(CCS)), 효율향상 3개(발광다이오드(LED), 전력정보기술(IT), 에너지저장)로 구분되기도 한다.

먼저 태양광은 지난해 세계 시장이 200억달러 규모까지 성장한 만큼 그린에너지산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정부는 우선 독자 기술 개발을 위해 앞으로 5년간 3,600억원을 민간과 함께 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태양광 발전 용량도 지난해 40㎿에서 2012년엔 400㎿로 확대된다.

풍력에 대해선 향후 5년간 2,900억원을 투자, 중대형 풍력발전기를 독자 개발하는 데에 주안점을 둔다. 현재 우리나라 풍력 산업의 수입의존도가 99.6%나 되는 점이 감안됐다. 또 2012년까지 육상 풍력단지가 14곳이나 세워진다.
수소를 공기중 산소와 화학반응시켜 전기를 만드는 수소연료전지 분야엔 2012년까지 3,400억원이 투자된다.
IGCC(Integrated Gasification Combined Cycle)는 석탄에 고온ㆍ고압을 가해 가스로 바꾼 뒤 이를 정제해 발전하는 것으로 일반 발전보다 효율도 높고 오염물질 배출도 적다. 정부는 국내 노후 화력발전소 15기를 순차적으로 IGCC 발전소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이다.

석탄이나 천연가스를 휘발유나 경유로 바꾸는 CTL(Coal To Liquid) 및 GTL(Gas To Liquid) 기술은 원유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 대체 에너지원이자 청정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점이 선정 배경이 됐다.

CCS(Carbon Capture and Storage)란 이산화탄소를 분리한 뒤 땅 속이나 바다 속에 격리시키는 것으로 가장 적극적인 이산화탄소 저감책으로 손꼽히는 기술이다. LED 분야 육성을 위해선 LED 조명 사용자에 대한 설치 장려금 지원과 저효율 조명 기기의 퇴출을 유도하는 정책이 강구된다.

전력IT는 배전지능화, 전력선통신, 전력용 반도체, 디지털 차세대 변전 등 10대 핵심기술 개발이 추진된다.
앞으로 5년간 1,770억원이 투자되는 에너지저장은 ㎿급 초대형 전력을 저장했다 이용하는 기술로 장기적으로는 수출까지 도모하겠다는 계획이다.

지경부 이재훈차관은 "그린에너지산업은 다른 산업까지 그린화할 뿐 아니라 사회ㆍ문화적 변화로도 이어지는 폭포효과까지 기대된다"며 "연구개발부터 수출산업화까지 전주기적 지원체계 구축을 통해 글로벌 에너지 강국을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 그룹별 전략은
현대·기아차, 그린카 개발 2조4000억 투자
동양제철화학, 폴리실리콘 분야 세계 1위 목표
11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그린에너지산업 발전전략' 보고회엔 재계 총수들도 대부분 참석, '저탄소 녹색성장'에 대한 각 그룹별 전략을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정몽구 현대ㆍ기아자동차 회장도 하이브리드 및 수소연료전지차, 그린카 기술개발 등에 앞으로 2조 4,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전략을 강조했다. 구본무 LG 회장은 2012년까지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분야에 9,000억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LG는 이미 기초소재부터 발전소 운영까지 수직 계열화를 통해 태양광을 차세대 신수종 사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그룹 차원의 전략을 세워 놓고 있다. 이수영 동양제철화학 회장도 2010년까지 폴리실리콘 분야에 2조 2,500억원을 투자,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분야에서 세계 1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내 놓았다. 이 경우 동양제철화학은 연간 2만6,500톤의 폴리실리콘 생산 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폴리실리콘이란 태양 전지에서 빛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전환시키는 역할을 하는 실리콘 결정체로 태양광 발전의 핵심 소재이다.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은 풍력, 연료전지, 석탄가스화복합발전(IGCC) 등 그린에너지 분야에 2012년까지 6,700억원을 투자하고 이후 추가로 3,4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최근 세계 최대의 발전용 연료전지 공장을 준공한 포스코 이구택 회장은 2011년까지 수소연료전지 개발에 2,000억원 이상을 투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은 2015년까지 연료전지와 바이오연료 등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 1조2,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는 조석래 효성회장, 최태원 SK 회장, 이기태 삼성전자 부회장 등과 신재생에너지 관련 중소기업 대표, 지자체와 공공기관 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해당 기업 하나도 없는 분야가 장밋빛?
업계 "재탕·삼탕 내용에 기대 효과도 과장된 듯" 평가 "새로울 게 없다, 재탕ㆍ삼탕이다." 11일 정부의 그린에너지산업 발전전략 발표에 대한 업계의 평가다. 무엇보다 지난달 발표된 국가에너지기본계획과 다른 게 없다. 9대 유망 분야 중 태양광, 풍력, 수소연료전지 등은 이미 국가에너지기본계획에서도 나왔던 얼굴마담이다. 특히 국가에너지기본계획에선 그린에너지산업으로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에너지원(신재생, 원자력), 화석연료의 청정화(고효율 석탄 화력, 탄소포집저장), 에너지효율 향상(발광다이오드 조명, 건물효융) 등을 제시한 뒤 이를 미래성장동력으로 삼아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혔었다. 글자 하나 틀리지 않는 내용을 보름만에 다시 새 것 인양 발표한 것이다. 기대 효과에 대해서도 과장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그린에너지산업 생산이 지난해 18억달러에서 2012년엔 170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 봤지만 정부 계획대로 될 진 장담할 수 없다. 9대 유망 분야중 국내 산업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LED(8.3%), 풍력(1.1%), 태양광(0.7%), 전력IT(0.6%)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모두 0%다. 기술도 선진국의 50~80% 수준이다. 물론 정부가 유망 분야로 선정, 전략적 육성을 한다면 해당 분야의 발전 가능성은 높다. 그러나 사실상 국내 해당 업체가 단 한 곳도 없는 분야까지 장밋빛 전망을 전제로 숫자만 키워 놓은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거세다. 2012년 수출 130억달러, 고용 10만5,000명이 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도 같은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편 일부 대기업의 경우에도 이미 오래전 발표된 내용을 마치 새로운 내용인 양 내놓은 발표에 대해서도 곱지 않은 시각이다.

 

논평]'국가산업단지 프로젝트' 보완해야

정부가 지역균형발전을 위해서 각 지방에 5개 '국가산업단지'를 만들고 30개 선도 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계획은 참여정부의 지역균형발전개념과 맥을 같이하고 있습니다.
지금 한국은 수도권 규제해제론과 지역균형발전론, 두 주장 간에 갈등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전 인구의 절반이 수도권에 몰려 사는 지금의 모습을 현실로 인정하자, 그리고 수도권 규제를 해제해서 경제발전을 추진하자는 것이 주장의 한 축입니다.

반면 지금이라도 경제권을 분산시켜 수도권에 편중된 기형적인 모습을 일본이나 유럽처럼 균형발전으로 바꿔보자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지역여론을 무시하지 못한 정부가 내놓은 방안이 국가산업단지 모델인 것입니다.
그러나 이 방안은 지나치게 중앙정부의 일방적인 계획과 예산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또 30개 프로젝트 가운데 24개가 도로와 산업단지 등 건설위주로 되어 있습니다.
'또 건설 공사냐'하는 푸념이 나올만합니다.

아무리 많은 공단을 설립하고 도로를 만들어도 입주할 기업이 없고, 해당지역의 자발적 참여가 없으면 흉물스런 폐허로 전락할 것입니다.
민간경제의 자발적인 참여와 동기가 없는 산업단지모델은 한마디로 공염불에 불과한 것입니다.
또 현재의 광역경제권 모델은 개발연도 시대의 개념입니다.

새로운 항구와 새로운 도로, 고속전철의 등장으로 지역 구분 개념 자체가 바뀌고 있는 현실을 무시하고 있습니다. '국가산업단지'개발이 엄청난 국가 예산낭비 프로젝트가 돼서, 두고두고 현 정부의 책임과 부담으로 남기 전에, 민간의 자발적 참여를 전제로 한 개념으로 바꿔야 할 것입니다.

과거에 정부는 수많은 농공단지와 국제공항 등을 지방에 만들었지만 대부분 실패 했습니다.
몇 년 동안 특정지역에 수천억 원의 예산을 쏟아 부었는데도 몰락한 국가 프로젝트도 있습니다.

지역발전이라는 총론은 옳았지만 결과는 참담한 예산낭비로 끝났던 과거의 수많은 실패에서 사전에 교훈을 찾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