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업지역 투자
'낙후된 공장지역에서 숨은 진주 찾아볼까'
서울시가 준공업지에 대한 종합발전계획을 수립하면서 이들 지역 부동산투자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준공업지역은 소규모 공장과 노후 주택ㆍ상업시설들이 혼재돼 있어 개발에서 소외돼 왔지만 서울시가 개발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내놓으면서 지분 및 아파트 투자도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서울 준공업지 중 처음으로 아파트 건축이 허용된 영등포구 양평동의 경우 지분 3.3㎡당 2,000만원 선이던 다가구주택의 호가가 6개월 새 100만~200만원 가량 올랐고 주변 아파트값 역시 소폭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양평동 C공인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가 살아난데다 구체적 개발 계획이 확정되면서 뚝 끊기다시피 했던 매수세가 조금씩 살아나는 추세"라고 전했다.
개발에 따른 사업성 역시 개선될 전망이다. 역세권에 위치한 준공업지의 경우 최고 용적률을 400%까지 완화해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산업발전을 이끌었던 이들 지역이 이제는 열악한 주거환경을 대표하는 대명사가 돼 버렸다"며 "이번 발전계획으로 산업ㆍ주거공간이 어우러진 체계적 개발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성동구 성수동ㆍ금천구 가산동ㆍ영등포구 문래동 등 노후 공장이 밀집한 준공업지의 땅값이 이미 크게 올라 실제 투자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성수2가 N공인 관계자는 "몇 년 전부터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퍼지며 3.3㎡당 땅값이 최고 2,000만원 선에 이르지만 실제 거래는 드물다"며 "사업이 현실화하기까지 얼마나 더 시간이 걸릴지 알 수 없는 노릇 아니냐"고 했다.
가산·문래·신도림·성수동등 4곳
市 종합발전계획 확정해 관심
입지별 개발유형 꼼꼼히 따져야
기대감 반영 지분값 급등 주의를
◇입지 별 개발 유형 꼼꼼히 따져야=
서울시는 우선 금천구 가산동, 영등포구 문래동, 구로구 신도림동, 성동구 성수동 등 4개 지역을 우선 정비대상으로 지정하고 시범적으로 개발 사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그러나 같은 준공업지라도 입지와 제반 여건에 따라 개발 유형이 달라 이에 대한 꼼꼼한 확인이 필수적이다.
예를 들어 주거시설보다 산업시설이 우세해 '공공지원형'으로 개발되는 곳은 실제 투자가치가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지역은 아파트 등 공동주택 건립은 최대한 자제하는 대신 ▦기반시설 설치 ▦공장에 대한 세제감면 ▦융자 등의 지원이 이뤄져 공장을 운영하지 않는 한 개발이익을 거두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문래동 D공인 관계자는 "공장이 많은 곳은 최대한 그 기능을 살리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며 "집보다 공장이 많은 곳에는 투자를 하지 않는 게 현명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공공지원형 개발의 경우 용적률 완화 폭도 현행 용적률 기준 1.2배 수준에 그치는데다 개발면적 기준 1만㎡의 제한도 받지 않아 복합개발에 따른 사업성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다.
산업과 주거시설이 비슷한 비율로 섞여 있는 곳은 '산업정비형'으로 개발된다. 이들 지역은 산업과 주거시설이 분리 개발될 계획이라 공공지원형 개발보다 투자가치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이곳은 주거부지 용적률이 250%에서 300%로 완화되고 늘어난 용적률의 절반 수준에서 장기전세주택도 들어선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서울시가 우선정비대상구역으로 지정한 4곳 중 문래동과 신도림동 일대가 산업정비형으로 개발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개발유형 분류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정해지지 않아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하철 역과 가깝고 간선도로에 접한 곳은 '지역중심형'으로 개발된다. 이 개발 방식에 따르면 이 지역 내 주거복합 건물은 용적률이 현행 250%에서 400%로 크게 완화돼 고밀도 개발이 가능해질 예정이다. 다만 지역중심형 개발을 적용 하는 기준 역시 아직은 확정되지 않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현재 역세권 장기전세주택 후보지는 지하철역 반경 500m 내에 위치한 부지이지만 준공업지에도 동일한 기준이 적용될지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지하철2호선 성수역과 가까운 성수동 일대 준공업지역이 이 방식으로 개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대감 반영으로 지분값 급등=
준공업지역 종합개발안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준공업지가 많은 영등포ㆍ구로ㆍ금천ㆍ성동구 등의 부동산시장도 술렁일 전망이다. 그러나 지난 6월 서울시가 '서남권 르네상스' 계획을 공개하기 전부터 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분값이 크게 상승한데다 아직은 거래도 거의 없어 당장 본격적인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게 현지 부동산관계자들의 한결 같은 설명이다.
서울시내 준공업지 중 현재 땅값이 가장 비싼 곳은 성수동 일대로 공장부지가 3.3㎡ 기준 2,000만~3,000만원 선에서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준공업지 개발 계획과 더불어 뚝섬 개발, 성수지구 전략전비구역 지정 등의 개발호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지난해부터 땅값이 꾸준해 상승해왔다.
성수2가 S공인 관계자는 "성수지구 내 다세대 지분이 3.3㎡당 최고 8,000만~9,000만원 선까지 오른 것을 감안하면 준공업지 내 지분값은 상승세가 미미한 수준"이라며 "개발에 대한 구체적 청사진이 나오면 한 풀 꺾인 거래도 살아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영등포구 문래동의 경우 공장부지를 기준으로 입지에 따라 3.3㎡당 1,700만~2,500만원 선에 매물이 나오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교통 여건 등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 받는 금천구 가산동 일대 공장부지는 3.3㎡당 1,000만~1,500만원 선에서 매매가 이뤄지고 있다. 가산동 T공인 관계자는 "아직은 이렇다 할 매수문의나 호가 조정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지 않다"며 "앞으로 시범 사업이 어떻게 진행될 것이냐에 대해 땅주인들의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이미 오른 지분값과 개발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준공업지 내 지분 투자가 망설여진다면 준공업지역 인근 아파트를 눈여겨볼 만하다. 준공업지역 내엔 아파트가 거의 없지만 준공업지와 가까운 곳에 위치한 아파트들은 투자 유망대상으로 떠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금천 가산동 두산등 8개 단지 통합개발 따른 후광효과 기대 이들 아파트들은 입지 조건이 비교적 양호함에도 불구하고 낙후된 준공업지역이 가까워 가격 상승효과를 거의 누리지 못해왔다. 준공업지역이 깔끔하게 정리되면 통합개발에 따른 후광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우선정비구역으로 지정된 4곳의 준공업지역에서 1㎞ 내외에 위치한 아파트는 총 8개 단지 4,870가구에 달한다. 총 1,495가구로 구성된 금천구 가산동 두산아파트는 지난 1998년 입주한 단지로 105㎡형이 4억5,000만~5억원 선에 거래되고 있어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영등포구 문래동3가에 위치한 현대홈타운 109㎡형은 6억5,000만~7억원 선에서 시세를 형성하고 있으며 신도림동 대림3차 115㎡형은 4억~5억원 선에서 매물이 나와 개발에 따른 시세차익을 노려볼 만하다. 성수2가에서는 금호타운2차가 비교적 저렴한 편이나 새로 입주한 힐스테이트 118㎡형은 7억5,000만~8억원으로 주변 시세보다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준공업지가 어떤 유형으로 개발되느냐에 따라 인근 아파트값도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며 "지하철역과 가까운 준공업지 인근 아파트가 최대 수혜상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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