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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의 집값안정대책

여행가/허기성 2005. 6. 21. 21:10
[부동산 정책 이렇게 바꿔라] <하> 시장의 흐름을 읽어라
“더 이상 시장 흐름을 무시한 온탕 냉탕식 정책은 안됩니다. ‘소나기만 피하고 버티면 가격은 오른다’는 믿음이 생겨 시장의 내성만 키우게 되니까요.”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사실상 백지 상태에서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부동산업계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시장의 메커니즘을 무시한 채 사사건건 개입하려다 사태를 더 악화시켰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정책의 효과가 3개월을 넘지 못한다는 충격적인 조사결과까지 나왔다. 그 만큼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이 깊다는 얘기다.

참여정부는 강남 집값이 여타지역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2003년 5ㆍ23대책에서 지난달 5ㆍ4 대책에 이르기까지 2년여 간 판교신도시 개발과 종합부동산세 도입 등 30차례 이상의 규제대책을 쏟아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강남 집값은 오르고 강북과 수도권 일부 외곽지역의 집값만 떨어졌다.

2주택 소유자들이 내년 양도세 실거래가 과세에 부담을 느껴 강북과 외곽지역 주택을 시장에 내놓으면서 이들 지역 주택가격은 떨어지고, 공급이 부족한 강남 집값은 오히려 뛰었다.

정부대책은 비강남지역 집값만 잡은 셈이다. 집값안정을 목표로 추진했던 판교신도시 개발도 정부 정책이 오락가락하면서 최근 5개월동안 주변 지역 아파트 값만 끌어올렸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강남 중대형 아파트에 대한 실수요가 많은데도 이를 가수요 또는 투기수요로 보고 수요억제위주 정책에만 매달린 탓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판교 역시 분양가 규제나 다름없는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 분양 이후의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심리를 오히려 자극했다. 시장을 제대로 읽지 못한 정책의 실패사례다.

정부가 시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지 않고 규제의 대상으로만 인식한데서 비롯된 실책이다. 눈 앞의 현상만 잡기 위한 탁상행정 수준의 대책이 나와 시장을 더욱 왜곡시키는 오류만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대두된 판교발(發) 집값 상승도 중대형 평형에 대한 시장의 자연스러운 수요변화를 제대로 읽지 못해 야기된 측면이 강하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서민중심의 정책을 펴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지나치게 서민주택 공급에만 몰두하다보면 다양한 계층의 수요를 만족시키지 못한다는 것이다.

서민들이 생활하기 부담스러운 강남 재건축 단지에 서민을 위한 주택을 짓도록 개발이익환수제를 강행하거나 소형평형 의무비율 등의 규제를 가하는 것은 시장 왜곡 현상만 심화시키고 정작 서민들에게는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얘기다. 모든 부동산 정책이 ‘투기 억제’와 ‘서민집값 안정’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는 식으로 전개되다 보니 나오는 부작용이다.

주택 수요층을 무시한 획일적인 정책보다 서민과 중산층, 부유층 등 계층에 따라 세분화한 정책을 세워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해법이다.

소형 평형 등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주택은 공공재 성격이 강하므로 정부가 지금처럼 시장에 직접 개입해 저렴한 가격이나 임대 아파트로 공급하되 대형 평형은 시장에 맡기자는 것이다. 분양가ㆍ채권 병행 입찰제처럼 중대형 평형의 분양가를 억제하면 할수록 투기의 유혹은 커질 수밖에 없다. 중대형 평형은 유효 수요에 따라 가격이 상승하는 문제를 막을 수 없는 만큼 시장 기능에 맡겨야 뒤탈이 없다는 것이다.

다만 중대형 평형에서 차익이 발생하면 국민주택기금이나 세금으로 거둬들여 개발이익을 저소득층의 주거안정을 위한 임대주택 건설자금 등으로 활용하거나 해당 지역의 교통대책 등 기반시설 건설 등에 사용하면 된다는 것이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대표는 “내집 마련은 원래 외진 지역의 싼 집부터 시작해 돈을 모아 좋은 곳으로 옮기는 것이 순리”라며 “그러나 정부는 강남에 억지로 소형 임대주택을 짓도록 하고 정작 강남에 필요한 집을 못 짓게 해 오히려 이 지역 집값을 올려놓는 결과만 초래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