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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남이섬을 탈환하자”

여행가/허기성 2006. 8. 19. 10:38


선착장이 가평에 있어 소재지로서 이득 못누려
방하리쪽에 선착장 계획… 내년 7월 완공 목표

춘천시가 남이섬 탈환에 나섰다. 남이섬은 행정구역상으론 강원도 춘천시이면서도 오랫동안 경기도 가평군의 ‘실질적 지배’ 아래에 있었다.

이 남이섬의 관광 자산을 찾아 오기 위해 춘천시가 섬에서 동쪽으로 300m 떨어진 곳에 남이섬행 선박용 선착장 건설에 나선 것. 이미 토지를 사들이고 연결 도로 건설작업도 벌이고 있다.

2001년 ‘겨울연가’ 덕에 매년 100만명이 찾는 남이섬의 공식 주소는 ‘강원도 춘천시 남산면 방하리 198번지’다. 1943년 청평댐이 준공되기 전까지는 섬이 아니라 육지였다. 그런데 남이섬행 선착장이 가평에 있기 때문에 남이섬을 가평군 소속으로 아는 사람이 많다. 게다가 남이섬의 관광 수입도 대부분 가평에 떨어진다.

▲ 가평 쪽에서 바라본 남이섬 유원지와 춘천시 남산면 방하리 일대의 모습. 오른쪽 끝 부분이 춘천시가 남이섬행 선착장 건설에 나선 곳이다. /강원도청 제공
춘천시의 탈환 계획은 남이섬의 소유주인 ㈜남이섬이 춘천 방하리와 섬을 다리로 연결하려 한 것이 계기가 됐다. 방하리 주민들은 민간 기업보다는 춘천시가 맡는 것이 낫다고 생각해 45명 명의로 춘천시에 건의서를 냈고, 재작년 춘천시는 다리 대신 선착장을 짓기로 계획을 정했다. 남이섬이 손에 잡힐 듯 가까운 곳 1만평에 선착장·주차장·매표소·화장실 등을 만들고 녹지도 조성한다는 것. 총 47억원을 들여 내년 7월 완공할 계획이다.

춘천시는 “남이섬은 춘천 관할이므로 당연히 우리도 관광의 과실을 누려야 한다”며 “단순히 관광 수입 차원을 넘어 소양호와 남이섬을 잇는 ‘호수권 관광벨트’ 계획의 한 부분”이라며 사업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방하리는 과거 화전민이 살던 곳으로, 길도 마차 1대가 지나갈 정도의 비포장 도로만 있던 오지였다. 학교도 배를 타고 가평으로 건너가야 했다. 그러나 선착장 구상이 알려진 3~4년 전부터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102가구 198명이 사는 마을에 민박이 20곳 넘게 들어섰고, 6층 넘는 리조텔도 5~6개나 세워졌다.

주민들은 선착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정기은(70) 노인회장은 “2009년 경춘고속도로가 개통되면 서울에서 40분이면 춘천에 온다”며 “남이섬 관광객까지 흡수하면 마을이 크게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형(44) 이장은 “과거 수만원 선이던 땅값이 요즘엔 강변을 중심으로 평당 100만원을 호가한다”고 했다.

▲ 경기 가평의 남이섬 선착장. /가평=염창선 인턴기자
‘춘천 선착장’은 ‘가평 선착장’보다 유리하다. 현재의 46번 국도는 수도권에서 가평까지 1시간가량 걸리는 반면, 경춘고속도로를 타면 강촌IC까지 40분에 주파할 수 있다. IC와 선착장(14㎞)은 403번 지방도로 연결된다.

남이섬이 생업 기반인 가평 쪽 상인들이 가만히 있었을 리 없다. 춘천시가 이런 계획을 발표하자 이들은 강원도청을 찾아와 시위를 벌였었다. 그러나 요즘은 어느 정도 안정된 모습이다. 남이섬 상가번영회 신동찬(51) 부회장은 상권이 피해 볼 우려는 있지만 심하게 동요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춘천시가 나름대로 정당하게 추진하는 것인데 반대할 명분이 없다”며 “독점에서 경쟁 체제로 이행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남이섬 민경혁 단장은 “가평 주민의 수입은 다소 줄겠지만 전체적으로 파이가 커질 테니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