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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장기전세, 서울에 오래살면 당첨?

여행가/허기성 2008. 9. 18. 15:38
현 입주자 모집 기준엔 거주요건만 있어
市, 규정바꿔 부양가족등 따져 가리기로
'재건축 아파트의 장기전세주택(시프트)은 서울에 오래만 살면 당첨된다(?)'
서울시내 재건축 시프트의 입주자 선정기준이 SH공사가 직접 짓는 시프트와 달리 '무주택자로 서울시에 오래 거주한 사람 순'으로 되있어 불합리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SH공사가 공급하는 시프트는 전용 85㎡ 이하의 경우 청약저축 가입자의 가입기간과 금액을 따지고 전용 85㎡ 초과는 청약예금 가입자를 대상으로 추첨해 당첨자를 가리고 있다.

서울시는 현재 재건축 아파트 증가 용적률의 25%를 시프트로 배정, 매입한 뒤 무주택자들에게 공급하고 있다.

현행 재건축 시프트 입주자 모집기준대로라면 오는 12월 반포 주공3단지(반포자이) 시프트 422가구 등 강남권 주요 재건축 시프트도 서울시 주민등록 전산망이 구축된 지난 1968년 10월20일을 기준으로 오래 거주한 사람에게만 혜택이 돌아가게 된다. 내년 초 공급되는 반포 주공2단지(삼성래미안) 시프트 266가구나 고덕 주공1단지 재건축 시프트 255가구도 마찬가지다. 이는 도시 및 주거정비법(도정법)에서 재건축 임대주택 입주권 부여기준이 해당 지역 거주요건 하나만 돼 있기 때문이다. 국민주택기금이나 서울시 재원이 투입되는 SH공사 시프트 물량이 청약통장 가입자에게 권리가 부여되는 것과 대조적이다.

하지만 주변 전세시세의 80% 이하로 시작해 20여년간 저렴하게 내 집처럼 전세를 살 수 있는 시프트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서울시는 재건축 시프트 입주자 선정기준을 보다 합리적으로 바꾸기로 했다. 이를 위해 시는 국토해양부에 도정법 시행령 개정을 건의해 '시도지사가 임대주택 입주자 선정기준을 마련한다'는 근거를 갖춰 조만간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기로 했다. 현재 시가 생각하는 기준은 서울시 거주기간 외에 무주택 세대주 기간과 부양가족 수를 종합적으로 따져 비슷하게 점수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새로 무주택 세대주 기간을 넣는 것은 현 규정이 어려서부터 서울에서 자란 사람에게만 유리해 지방 출신자에게도 기회를 주자는 취지이고 부양가족 수를 따질 때는 저출산ㆍ노령화 문제를 감안해 미성년 자녀와 노부모가 있는 가정에 가점을 줄 방침이다.

양용택 서울시 장기전세팀장은 "지난해부터 공급된 재건축 시프트가 113가구밖에 안돼 큰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강남권 등 노른자위 재건축 시프트가 많이 나올 예정"이라며 "단순히 시에 오래 거주한 사람들에게만 혜택이 돌아간다는 지적이 많아 합리적인 기준을 만들어 이르면 10월 공급되는 재건축 시프트 물량부터 새 기준을 적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