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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직장男, 미분양아파트 샀다 `깡통' 찼다며

여행가/허기성 2012. 3. 27. 15:01

40대 직장男, 미분양아파트 샀다 `깡통' 찼다며

매일경제 | 입력 2012.03.27 09:21

#사례 직장인 김모(45)씨는 2년전 인천 송도지구 내 40평형대 미분양 아파트에 손을 댔다가 졸지에 '깡통아파트'로 '하우스 파산자'가 될 위기에 처해있다.
김씨가 이 아파트를 매입할 당시에도 인천지역 주택시장 사정은 그다지 좋지는 않았다. 하지만 대단지로 형성된 브랜드 아파트여서 입주시점에는 4000만~5000만원대 차익이 생기지 않을까 판단하고 매입했던 것. 하지만 입주가 시작된지 2년이 넘은 현재 김씨는 기대했던 프리미엄은 고사하고 오히려 매달 200만원에 육박하는 중도금 이자 부담과 함께 마이너스로 전락한 깡통 매물을 처분하지 못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기 일쑤다. 김모씨와 같은 사례는 2007년부터 대규모 과잉공급이 심화됐던 인천 송도지역 뿐 아니라 영종, 청라, 용인 등지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수도권 경매시장에 대출 원금이 주택 시세를 웃도는 소위'깡통 아파트'가 속속 등장하면서 은행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경매시장에 나온 아파트의 경우 경매 낙찰가율이 낮아지고 있는데다 최근 금융당국에서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강화, 관련 미회수금액이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26일 금융감독원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3년간 법원 경매를 통해 은행 등 채권자들이 회수하지 못한 채권액이 1조 1232억원에 달한다. 부동산 경기침체 등으로 아파트 경매 낙찰가가 담보액보다도 낮아졌기 때문. 아파트 담보대출 등 채권 미수액은 2008년 1544억원 수준이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2009년 3704억원, 2010년 3849억원, 2011년 3678억원으로 3년째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경매청구 금액 기준 외에 등기부상의 채권총액을 모두 포함할 경우 손실 규모는 더 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문제는 수도권 부동산 시장 침체가 지속되면서 앞으로 금융기관의 담보인정가액 축소와 주택담보대출 상환 압박이 거세질 수 있다는 것. 이럴 경우 '깡통 아파트'가 시장에 더 쏟아져 나오고 이것이 다시 은행의 미회수금액 증가와 가계부채의 부실을 심화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은행권의 일시상환 주택담보대출 잔액의 절반정도가 만기 도래하면서 올해 가계대출 부실 가능성이 최대 고비일 것이라는 게 시장의 전망이다. 한국은행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해 3분기 299조6000억원이었다. 최근 생계형 목적의 주택담보대출이 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택담보대출은 이미 300조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된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2007년말 221조6400억원에서 2008년말 239조6800억원, 2009년말 254조8000억원, 2010년말 279조3000억원으로 매년 급증세다. 거치기간이 끝난 뒤 원리금을 일시에 갚아야 하는 만기 일시상환 주택담보대출잔액 비중은 118조7000억원이다. 이중 절반에육박하는 53조4000억원이 올해 만기 도래한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이 9조8000억원으로 만기도래 금액이 가장 많다. 그 뒤를 신한은행 9조5000억원, 우리은행 8조7000억원, 농협 6조4000억원 등의 순이다. 시중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만기 재연장에 적극 나선다면 크게 문제될 건 없다. 하지만 최근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옥죄면서 내년까지 은행권의 예대율을 90%대로 유지할 것을 권고해 만기 재연장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최악의 경우 은행은 아파트 등 주택경매를 통해서라도 대출금 회수에 나서야 할 형편이지만 일정 부분은 대출 원금 손해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부실대출 비율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국민은행이 1.01%를 기록, 은행권 첫 1%대를 넘어섰다. 기업은행과 농협도 각각 0.72%와 0.66%의 부실채권 비율을 보이고 있다. K은행 관계자는 "최근 금융당국에서 요구하는 건전성 기준을 맞추려면 예금을 늘리거나 대출을 줄여야 하는데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인 상황에서 예금증가는 기대하기 어렵다"며 "이러한 이유 등으로 기존 대출자들에게 만기 재연장을 해주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택담보대출 상환부담이 가중되면 경매시장에 아파트 물량이 쏟아지고 이 경우 깡통아파트가 은행 건정성 악화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순권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주택가격이 급락하거나 금리가 상승하는 등의 충격이 발생하면 상환부담을 견디지 못한 이들이 주택을 낮은 가격에 팔아야 하고 이로 인한 가계대출 부실, 금융기관 건전성 악화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 전문가는 "주택시장 불황이 장기화 되면서 하우스 파산자가 속출하고 있다.문제는 현재가 아니라 높은 금리에 잔금압박을 견디지 못한 수요자들이 매물을 포기하고 경매 처분되는 것"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경매처분의 경우 낙찰가가 대출액보다 현저히 낮기 때문에 부동산이 매각돼도 빚이 청산되지 않은 채무자와 부실화된 채권자, 보증금에 손해가 생기는 임차인 모두에게 피해를 야기시켜 돈의 흐름이 막히는 '돈맥경화'현상을 초래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최근 미국에서는 모기지 대출 원금이 주택 시세를 웃도는 '깡통 주택' 처리에 색다른 기법이 도입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깡통주택을 압류했던 은행권이 '숏세일(short sale)'에 나선 것이다. 미국 은행권은 모기지 대출금 상환이 연체된 이들에게 수만 달러에 이르는 현금을 제공하고, 대출 원금보다 낮은 값에 주택을 매각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국제 신용평가기관 무디스가 최근 밝혔다. 이같은 처리방식은 일종의 '숏세일'로 압류에 비해 처리 기간이나 비용 측면에서 효과적이라는 판단이다.

은행이 연체자에게 현금을 지급하는 것은 새로운 거주지의 임대 및 이사 비용을 지원키 위한 것. 이처럼 은행이 제 살 깎기 식의주택 처리에 나선 것은 압류에 비해 비용을 15%정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