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 된 주택 개조해 살며 전세 수익까지 올린 30대
삶의 질에 가치를 두는 현대인이 늘면서 내가 꿈꾸던 집을 직접 짓고 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주택을 단순한 거주가 아닌 삶의 가치를 반영하는 공간이라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당신도 삶에 꼭 맞는 집을 찾고 있다면 '주택의 재발견'이 찾아낸 사람들의 이야기를 눈여겨보기 바란다.
서울 성북구 장위동에서 어머니와 함께 사는 미혼 직장인 최호종(36)씨는 최근 지어진지 45년 된 노후주택 수리(리모델링)를 마쳤다. 1층은 최씨가 어머니와 함께 사는 집이다. 2층과 3층은 따로 입구와 계단을 만들어 전·월세용 집으로 꾸몄다. 최씨는 “단독주택은 내가 살면서 전·월세로 수익을 낼 수 있다”며 “조만간 전세입자가 들어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지난 2000년 조부모로부터 지하1층, 지상2층짜리 주택을 상속받았다. 최씨의 조부모는 1970년대 장위동 주택가가 처음 지어질 때 입주해 이곳에서 여생을 보냈다. 지하 4평(13 ㎡), 지상 1층은 25.6평(84㎡), 지상 2층은 21.8평(72 ㎡)짜리 집이다.
최씨 모자가 사는 장위동 주택가는 아파트 단지 건설을 위해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됐던 곳이다. 한창 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부풀 때엔 인근 주택시세가 평(3.3㎡)당 1300만원~1400만원까지 뛰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정비구역이 해제되면서 재건축 사업이 무산됐다. 이후 토박이 주민들은 살던 집을 리모델링하거나, 아예 허물고 새 집이나 수익형 오피스텔로 바꿔 나가고 있다. 근처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위치에 따라 다르지만 주택가 안쪽 시세는 평당 900~1000만원 정도”라고 말했다.
최씨는 평당 250만원 정도, 총액 1억3000만 원을 들여 2개월에 걸쳐 지난 7월말 주택 공사를 마쳤다. 1층에 있던 발코니 부분을 확장해 거실을 넓혔다. 2층은 발코니를 남기면서 깨끗하게 수리했다. 3층 옥상에는 6.5평짜리 원룸(옥탑방)을 신축했다. 주변에 대학교가 많아 대학생 월세 수요를 노리고 새로 지은 것이다.
최씨는 “아파트 재건축 조합원으로 입주하려면 추가 투자비용이 들어가는데 아파트에 살아봤자 따로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다고 느껴졌다”며 주택 리모델링을 결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어머니가 장위동에 오래 사시면서 이웃에 친구분들이 많은데 이를 유지해 드리고 싶은 목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평면 구조는 편리하고 단순하게 짰다. 원래 집은 옛날식이라 그런지 화장실이 유난히 컸다. 그래서 화장실 크기를 줄인 대신 주방을 넓혔다. 최씨 어머니는 “화장실이 집의 절반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엄청 크고 주방은 작아 불편했다”며 “방과 거실, 화장실과 주방을 오가는 동선을 최대한 단순하게 만들어달라고 설계업체 하우스라인에 부탁했다”고 말했다.
화려하고 복잡한 디자인보다
마감재, 내장재에 더 투자…
전체적인 구조는 단순하게
최씨와 어머니가 거주하는 1층은 거실과 주방 외에 안방, 서재, 최씨의 침실 겸 옷방, 욕실과 세탁실로 구성했다. 우선 거실은 어머니의 친구들이 언제라도 편하게 쉬다가 갈 수 있게 크기를 최대한 늘렸다. 원래 집은 거실 창문이 전면 유리창으로 돼 있어 겨울에 춥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에 유리창 크기를 줄이고 창을 여러 겹 덧댔다. 거실과 연결된 주방은 훤히 뚫려있어 한 공간처럼 쓸 수 있다.
이런 거실과 주방을 가운데에 두고 왼쪽으로 안방, 화장실, 세탁실을 나란히 배치했다. 오른쪽으론 서재와 최씨 침실 겸 옷방이 놓여있다. 최씨는 “주택 리모델링 업체 5~6곳을 통해 견적을 받았는데, 화려하거나 복잡한 디자인을 제안한 곳이 있었다”며 “하지만 공간을 특이하게 구성하는 것보다 마감재, 내장재에 더 투자를 하는 게 낫다고 판단해 전체적으로 구조는 단순하게 짰다”고 말했다.
곧 세입자가 들어 올 2층도 구조는 단순하다. 거실과 주방을 널찍하게 만들어 탁 트인 느낌을 줬다. 방은 3개, 욕실은 1개이고 1층과 달리 발코니를 살렸다. 최씨는 “2층이 발코니가 있어서 1층 보다 좋은 것 같다”며 “1억4000여만원에 전세를 주기로 했는데 전세로 내놓자마자 순식간에 계약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최씨는 나중에 결혼하면 2층을 신혼집으로 활용할 생각도 갖고 있다.
3층엔 작은 원룸을 지었다. 주방과 욕실이 별도로 있고 세탁기와 냉장고를 옵션으로 비치했다. 원룸 밖의 넓은 옥상에 평상을 가져다 활용할 수 있게 했다. 공사를 진행한 하우스라인 김영준 대표는 “겨울에 춥지 않게 1~2층보다 단열재를 많이 덧댔고, 물이 새지 않도록 좋은 자재로 꼼꼼히 공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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